살아남은 자들 Part 4: 소사이어티 게임 — 투표하는 마을과 반란하는 마을
이 글은 Claude Fable 5.1 을 이용해 초안이 작성되었으며, 이후 퇴고를 거쳤습니다.
이 시리즈는 각 프로그램의 우승자와 결말을 가리지 않고 씁니다.
들어가며#
Part 3 의 끝에 적은 질문이 있습니다. 연합은 능력인가 반칙인가. 『더 지니어스』 시즌2 가 남긴 이 논쟁에 정종연 PD 는 프로그램 하나로 답했습니다. 연합이 생기는 과정을 아예 찍어서 보여 주겠다는 것입니다. 녹화가 없는 일주일 동안 출연자들이 서로 연락하며 작전을 짜던 그 시간을 카메라 안으로 끌어들이려면 합숙이 필요했고, 그래서 우승자가 나올 때까지 14일 동안 한 마을에 가두기로 했습니다.
2016년 10월 16일 일요일 밤에 시작한 『소사이어티 게임』입니다. 『더 지니어스』가 “누가 가장 똑똑한가” 를 물었다면 이 프로그램은 “어떤 사회가 살아남는가” 를 물었습니다. 두 시즌으로 끝났지만, 2024년 『더 커뮤니티』로 이어지는 사회 실험형 서바이벌의 원점이 여기입니다.
1. 규칙: 두 개의 사회#
| 요소 | 규칙 |
|---|---|
| 인원과 기간 | 22명, 시즌1 14일 · 시즌2 13일 합숙 |
| 공간 | 통제된 400평 원형 마을. 두 마을과 중립 지대 |
| 높동 | 매일 아침 주민 전체 투표로 리더 선출. 임기 하루, 재임 가능 |
| 마동 | 한 번 뽑힌 리더는 반란이 성공할 때까지 유지. “반란의 열쇠” 를 가진 주민 둘만 반란을 선언할 수 있고, 과반이 동의하면 성공 |
| 리더의 권한 | 상금 분배권, 탈락자 지목권 |
| 챌린지 | 두 마을이 매일 한 번 겨루는 종합 게임 (두뇌·체력·감각). 이긴 마을은 1,000만 원 적립, 진 마을의 리더는 주민 한 명을 탈락시킴 |
| 파이널 챌린지 | 마을당 마지막 세 명이 진출. 이긴 마을이 누적 상금을 가져감 |
핵심은 두 마을의 리더 교체 방식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높동은 매일 투표하는 민주주의이고, 마동은 소수가 권력을 쥐고 반란으로만 바뀌는 과두제입니다. 두 마을은 같은 챌린지를 하고 같은 상금을 두고 싸우니, 둘 중 어느 쪽이 더 강한 팀을 만드는지가 매일 시험됩니다. 제작진이 밝힌 기획 의도는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인가, 그들은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였습니다.
『더 지니어스』와 다른 점이 둘 더 있습니다. 개인전이 아니라 팀전이라는 것, 그리고 탈락이 게임의 결과가 아니라 리더의 결정 이라는 것입니다. 챌린지에서 진 마을의 리더는 주민 가운데 한 명을 골라 내보내야 합니다. 『더 지니어스』의 데스매치가 1:1 의 승부였다면, 여기서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를 버릴지 정합니다. 높동에는 “블랙리스트” 라는 장치도 있어서, 리더가 이름을 적은 주민이 두 번 이상 오르면 탈락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빅 브라더』와 『마스터셰프』의 포맷을 만든 엔데몰샤인그룹과 tvN 이 공동 기획·제작했습니다. 정종연 PD 는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재미있는 이모저모를 보는 프로그램으로 처음 기획했다. 사회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너무 무겁게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2. 시즌 1 (2016~2017)#
| 방영 | 2016-10-16 ~ 2017-01-01, 일요일 21:15, 12부 |
| 출연 | 권아솔, 김희준, 박서현, 박하엘, 신재혁, 양상국, 양지안, 엠제이 킴, 올리버 장, 윤마초, 윤태진, 이병관, 이해성, 임동환, 정인직, 채지원, 최설화, 파로, 장한별, 현경렬, 홍사혁, 황인선 |
| 우승 | 마동 — 이병관, 정인직, 현경렬 (리더 현경렬) |
| 준우승 | 높동 — 권아솔, 엠제이 킴, 파로 |
출연진 스물두 명은 『더 지니어스』보다 방송인 비중이 훨씬 낮습니다. 개그맨 양상국, 아나운서 윤태진, 격투기 챔피언 권아솔, 『프로듀스 101』 출신 황인선 정도가 이름이 알려진 쪽이고, 나머지는 의사, 파티 플래너, 대학생, 박사과정 연구원 같은 사람들입니다. 22명은 입촌 때 사전 테스트 순위에 따라 자기가 살 마을을 골랐습니다.
2.1. 첫날의 반란#
마동의 첫 리더는 아무도 손대지 않던 애벌레와 귀뚜라미 셰이크를 남김없이 마신 대학생 이해성이었습니다. 그는 반란의 열쇠를 정인직과 양상국에게 줬고, 처음부터 리더 자리를 원했던 양상국은 반나절도 되지 않아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마동은 양상국을 따르는 쪽(권아솔·현경렬·박서현·최설화·한별)과 이해성을 따르는 쪽(양지안·박하엘·이병관·정인직)으로 갈라졌습니다. 같은 시간 높동은 투표로 파로를 리더로 뽑았습니다. 첫날 탈락자는 아나운서 윤태진이었습니다.
2.2. 5연패#
마동은 중반에 챌린지에서 다섯 번을 내리 졌습니다. 다섯 번째 패배 뒤 주민들은 리더 이해성의 “자질 부족” 을 입을 모아 탓했고, 이병관은 “리더를 못하는 걸 타고난 것 같다” 고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탈락자로는 정치적인 이유 없이 박하엘이 뽑혔습니다. 같은 날 높동에서는 리더 엠제이 킴이 임동환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그가 두 번째로 이름이 오르면서 탈락했습니다. 이 회에서 권아솔이 이해성과 정인직에게 “함께 결승에 가자” 고 제안했는데, 카메라 앞에서 한 그의 속마음은 달랐습니다. “솔직히 진심은 아니다. 그들에게 믿음을 줘서 열쇠를 얻는 게 목표다.” 마동의 5연패는 뒤에 이병관이 리더가 되어 끊었습니다. 그는 그 순간을 “리더십 능력을 공인 인증 받은 느낌” 이라고 했습니다.
2.3. 결승#
마지막까지 남은 여섯 명이 파이널 챌린지를 했습니다. 마동의 이병관, 정인직, 현경렬과 높동의 권아솔, 엠제이 킴, 파로입니다. 결과는 마동의 승리였고, 마지막 리더는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박사과정의 현경렬이었습니다. 불리한 상황을 뒤집고 최종 멤버가 되어 리더까지 오른 사람이고, 파이널 챌린지의 두뇌 대결에서 팀을 이끌었습니다.
우승 소감이 이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전합니다. 현경렬은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럼버잭 챌린지에서 자물쇠가 풀리고 상자를 열 때” 와 “중립동에서 높동의 닭을 잡았던 것” 을 꼽았고, 상금으로는 아내와 시간을 보내고 “남은 돈으로는 월세를 낼 생각” 이라고 했습니다. 정인직은 민항기 조종사 교육비로 쓰겠다고 했습니다. 이병관의 말이 가장 정직합니다. “프로그램이 찾고자 하던 좋은 리더와 살고 싶은 사회란 무엇인가에 아직 정확한 답은 없는 것 같다. 시즌2 에서는 정답이 나오지 않을까.” 그리고 “제작진과 접촉이 0% 에 가까운 100% 리얼리티 쇼가 우리나라에 있다니” 라고 덧붙였습니다.
3. 시즌 2 (2017)#
| 방영 | 2017-08-25 ~ 11-10, 금요일 23:30, 12부 |
| 출연 | 장동민, 줄리엔 강, 김광진, 이준석, 이천수, 조준호, 고우리, 정인영, 구새봄, 유승옥, 캐스퍼, 엠제이 킴, 박광재, 권민석, 학진, 유리, 알파고 시나씨, 김회길, 박현석, 손태호, 김하늘, 정은아 |
| 우승 | 높동 — 장동민, 줄리엔 강, 박현석 (리더 줄리엔 강) |
| 준우승 | 마동 — 조준호, 권민석, 손태호 |
시즌2 는 유명인이 늘었습니다. 『더 지니어스』의 두 시즌 우승자 장동민, 시즌1 에 나왔던 정치인 이준석, 정치인 김광진, 축구 선수 이천수, 유도 선수 조준호, 격투기 선수 권민석, 배우 줄리엔 강, 그리고 시즌1 준우승팀에서 돌아온 엠제이 킴. 제작발표회에서 엠제이 킴은 “시즌1 에서 결승에서 지지 않았나. 우승하고 싶어서 다시 도전했다” 고 했는데, 4회에 탈락했습니다. 정치인 둘은 2회와 3회에 떠났습니다.
장동민이 이 프로그램에 나온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더 지니어스』를 하면서 ‘같은 팀을 승리하게 해 보고 싶다’ 는 생각이 있었다." 『더 지니어스』에서 그가 받은 비판이 “장동민과 팀을 하면 장동민은 살아남고 팀원은 떨어진다” 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최후의 1인을 가리는 게임에서는 팀원이 떨어져야 자기가 남는 것이 당연한데, 그 당연함이 그에게는 오해로 남아 있었습니다.
3.1. 결승#
높동의 장동민, 줄리엔 강, 박현석과 마동의 조준호, 권민석, 손태호가 파이널 챌린지를 했습니다. 세 라운드 가운데 두 마을이 한 라운드씩 가져갔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높동이 먼저 챌린지를 완수해 우승했습니다. 장동민은 1, 2라운드에서 부진했던 책임을 지려고 3라운드의 첫 게임을 자청했고, 줄리엔 강과 박현석이 그를 믿어 줬다고 했습니다.
우승 소감에서 그는 『더 지니어스』의 오해를 “조금은 푼 것 같다” 고 했습니다. “처음부터 목표는 높동의 우승이었다. 내가 최종 파이널 멤버가 아니더라도 상관없었다.” 그리고 가장 위협적이었던 상대로 마동의 이천수를 꼽으며 “다음엔 아군으로 만나 보고 싶다” 고 했습니다. 좋은 리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좋은 리더란 게 세상에 존재할까요? 용이나 유니콘처럼 좋은 리더라는 것도 허구인 거 같아요. 좋은 리더는 좋은 사회구성원들이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 리더도 구성원 중에 한 명이니까요.”
이병관이 시즌1 끝에 “시즌2 에서는 정답이 나오지 않을까” 라고 했던 질문에 대한 시즌2 우승자의 답입니다. 정답은 없다는 것입니다. 장동민은 인터뷰를 “더 강력한 서바이벌 프로에서 또 다른 반전매력을 보여드리겠다” 는 말로 맺었고, 그 말은 7년 뒤 『피의 게임』 3 에서 지켜졌습니다.
4. 두 시즌이 남긴 것#
팀의 서바이벌. 『더 지니어스』가 개인의 생존을 다뤘다면 이 프로그램은 내 생존과 팀의 승리가 어긋나는 순간을 다뤘습니다. 챌린지에서 이기려면 유능한 사람을 남겨야 하고, 내가 남으려면 유능한 사람을 내보내야 합니다. 시즌1 의 마동이 5연패 동안 리더를 탓하면서도 유능한 사람을 지켜 낸 것, 시즌2 의 장동민이 “내가 파이널 멤버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고 말한 것이 그 어긋남에 대한 두 가지 답입니다.
권력의 설계. 투표와 반란, 상금 분배권과 탈락자 지목권, 블랙리스트. 탈락을 게임이 아니라 사람이 정하게 한 것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발명이고, 『더 커뮤니티』의 리더 선출과 상금 분배, 『피의 게임』의 투표 탈락이 모두 여기서 갈라져 나왔습니다.
정답 없음. 두 시즌에서 서로 다른 마을이 이겼습니다. 시즌1 은 반란의 마을, 시즌2 는 투표의 마을. 어느 사회가 더 나은지에 관해 프로그램은 답을 내지 않았고, 우승자들도 답이 없다고 했습니다. 2024년 권성민 PD 가 『더 커뮤니티』에서 이념의 양극단을 한 집에 넣으면서 “시청자가 피폐해지지는 않았으면” 이라고 한 것은, 이 정답 없음을 다른 방식으로 이어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 시즌 | 방영 | 우승 마을 | TOP3 | 준우승 TOP3 |
|---|---|---|---|---|
| 1 | 2016-10-16 ~ 2017-01-01 | 마동 (반란제) | 이병관 · 정인직 · 현경렬 | 권아솔 · 엠제이 킴 · 파로 |
| 2 | 2017-08-25 ~ 11-10 | 높동 (투표제) | 장동민 · 줄리엔 강 · 박현석 | 조준호 · 권민석 · 손태호 |
마치며#
『소사이어티 게임』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투표하는 마을과 반란하는 마을을 한 울타리에 넣고 어느 쪽이 살아남는지 본 실험” 입니다. 답은 없었지만, 그 뒤의 서바이벌이 권력과 분배를 다루는 방법은 전부 여기서 나왔습니다.
다음 편은 4년의 공백 뒤 유튜브와 MBC 에서 나온 『피의 게임』입니다. 통제를 푼 서바이벌의 이야기입니다.
| 편 | 주제 |
|---|---|
| Part 1 | 계보: 13년의 지도 |
| Part 2 | 연출자 3인: 정종연, 현정완, 권성민 |
| Part 3 | 『더 지니어스』 (2013~2015) |
| Part 4 (이 글) | 『소사이어티 게임』 (2016~2017) |
| Part 5 | 『피의 게임』 (2021~2026) |
| Part 6 | 『데블스 플랜』 (2023~) |
| Part 7 | 『더 커뮤니티』 (2024~) |
| Part 8 | 플레이어들 (전반) |
| Part 9 | 플레이어들 (후반) |
References#
- 소사이어티 게임 — 한국어 위키백과 — 방영 기간, 두 시즌의 참가자와 탈락 순서, 블랙리스트 탈락자
- 텐아시아, “어떤 사회가 살아남을까?"… ‘소사이어티 게임’, 곧 출격한다 (2016-10-16) — 규칙, 엔데몰샤인그룹 공동 제작, 제작진의 관전 포인트
- 텐아시아, 소사이어티 게임 더 지니어스와 무엇이 다른가 (2016-10-13) — 정종연 PD 의 기획 의도, 14일 합숙
- 텐아시아, [소사이어티 게임 첫방①] 예능, 우리사회 ‘리더’의 역할을 묻다 (2016-10-17) — 400평 원형 마을, 최대 상금, 1화 전개
- 텐아시아, 소사이어티 게임 마동 충격의 5연패… 박하엘·임동환 탈락 (2016-11-27) — 5연패, 블랙리스트, 권아솔의 연맹 제안
- 엑스포츠뉴스, ‘소사이어티게임’ TOP6 현경렬부터 권아솔까지, 원형마을을 떠나며 (일문일답) (2017-01-02) — 시즌1 결승 결과와 우승 소감
-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현경렬 박사수료생, 모의사회 게임쇼 최종 우승 (2017-01-01)
- 엑스포츠뉴스, ‘소사이어티 게임2’, 더 독하고 강해진 22人의 거대 생존게임 (종합) (2017-08-25) — 시즌2 제작발표회, 정종연·장동민·엠제이 킴 발언
- 엑스포츠뉴스, [일문일답] ‘소사이어티 게임2’ 장동민 “우승 기뻐, 나에 대한 오해 풀려 다행” (2017-11-11) — 시즌2 결승 결과, 장동민·줄리엔 강·박현석 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