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통첩 게임과 공정성 Part 5: 영화·문학·게임 속 분배 — 거절할 수 없는 제안에서 해적 게임까지
이 글은 Claude Opus 5.5 를 이용해 초안이 작성되었으며, 이후 퇴고를 거쳤습니다.
들어가며#
Part 4의 서바이벌은 분배를 카메라 앞의 실험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야기는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분배를 다뤘습니다. 누가 자르고 누가 고르는지, 받는 쪽이 거절할 수 있는지, 거절하면 무엇이 사라지는지. Part 3의 분류 흐름도가 묻는 질문들은 신화와 우화, 셰익스피어와 갱스터 영화에 이미 다 들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후통첩 게임을 여러 명으로 늘린 퍼즐, 해적 게임 을 Go 로 풀고 시리즈를 마무리합니다.
| 편 | 주제 |
|---|---|
| Part 1 | 최후통첩 게임 — 1원이라도 받는 게 이득인데 왜 거절하는가 |
| Part 2 | 거절권을 빼면 — 독재자 게임과 신뢰 게임 |
| Part 3 | 공정성은 어디서 오는가 — 불평등 회피, 뇌, 침팬지와 아이들, 그리고 분류 흐름도 |
| Part 4 | 서바이벌·예능의 분배 — 더 커뮤니티2 에서 러브 아일랜드까지 |
| Part 5 (이 글) | 영화·문학·게임 속 분배와 해적 게임, 그리고 유형 분류표 |
1. 오래된 분배 이야기들#
1.1 메코네의 소 — 자르는 쪽이 속였다#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는 신과 인간이 몫을 정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프로메테우스가 큰 소를 잡아 두 몫으로 나눕니다. 한쪽에는 고기와 기름진 내장을 소의 위장으로 덮어 볼품없게 만들고, 다른 쪽에는 흰 뼈를 번들거리는 기름으로 감싸 먹음직스럽게 만듭니다. 제우스가 “어찌 이리 불공평하게 나누었는가” 라고 하자 프로메테우스는 “마음 가는 쪽을 고르시라” 고 답합니다.
나누는 사람과 고르는 사람이 다르니 Part 3의 나눠 고르기형 입니다. 원래 이 방식은 나누는 사람이 공평하게 자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장치인데, 프로메테우스는 겉모습 으로 고르는 사람을 속였습니다.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제우스는 속임수를 알아채고도 기름 덮인 뼈를 골랐고, 분노해 인간에게 불을 주지 않았습니다.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치고, 판도라가 오는 이야기가 거기서 시작됩니다. 불공정한 분배에 대한 처벌 이 인류의 신화가 된 셈입니다.
1.2 솔로몬의 재판 — “내 것도 네 것도 되지 말고”#
『열왕기상』 3장에서 두 여인이 한 아기를 두고 서로 자기 아이라고 다툽니다. 솔로몬은 칼을 가져오게 하고 아이를 둘로 나눠 반씩 주라고 합니다. 진짜 어머니는 아이를 살려 상대에게 주라고 애원하고, 다른 여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 것도 네 것도 되지 말고 나누라.”
이 대사는 최후통첩 게임의 응답자가 거절할 때의 논리 그대로입니다. 상대가 다 갖느니 둘 다 0 이 낫다. 솔로몬의 반반 제안은 분배가 아니라, 그 제안에 대한 반응으로 누가 무엇을 원하는지 드러나게 하는 장치였습니다.
1.3 사자의 몫 — 당나귀의 불행에서 배웠다#
이솝 우화로 전해지는 「사자의 몫」에는 여러 판본이 있습니다. 파이드루스의 판본에서는 사자가 소, 염소, 양과 함께 사냥한 뒤 네 몫을 모두 가집니다. 하나는 왕이라서, 하나는 동업자라서, 하나는 힘이 세서, 마지막 하나는 “건드리는 놈은 무사하지 못할 테니까” 입니다. 힘이 곧 분배권인 독재자형 입니다.
중세에 전해진 다른 판본은 더 날카롭습니다. 당나귀에게 나누게 하자 당나귀가 셋으로 똑같이 나눴고, 사자는 당나귀를 잡아먹었습니다. 다음으로 여우가 나누게 되자, 여우는 거의 전부를 한 무더기로 모으고 자기 몫은 아주 조금만 남긴 뒤 사자에게 고르라고 했습니다. 어디서 그렇게 나누는 법을 배웠느냐는 물음에 여우가 답합니다. “당나귀의 불행에서요.”
Part 1의 최후통첩 게임에서 응답자의 거절은 판을 엎는 것이었습니다. 이 우화에서는 응답자(사자)의 거절이 제안자의 죽음 입니다. 그러면 제안자는 공정하게 나누는 것이 아니라 거의 다 내줍니다. 공정한 분배는 거절의 위협이 양쪽에 비슷할 때 나온다는 것을 이 우화는 거꾸로 보여 줍니다.
2. 『리어 왕』 — 다 맡기고 나면 협상력이 없다#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은 분배로 시작합니다. 1막 1장에서 늙은 리어는 왕국을 셋으로 나누되, 자기를 가장 사랑하는 딸에게 가장 큰 몫 을 주겠다고 합니다. 두 언니는 아첨하고, 막내 코델리아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라고 답합니다. 리어는 “아무것도 없는 데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며 코델리아의 몫을 두 언니에게 나눠 줍니다. 대신 왕의 칭호와 기사 100명 을 거느릴 권리는 남겨 둡니다.
2막에서 그 마지막 조건이 깎여 나갑니다. 고너릴은 기사를 50명 으로 줄이라 하고, 리건은 25명 만 데려오라고 합니다. 리어가 “나는 너희에게 모든 것을 주었다” 고 하자 리건이 답합니다. “그리고 마침 좋은 때에 주셨지요.” 리어가 50명을 허락한 고너릴에게 돌아서자, 고너릴은 “25명도, 10명도, 5명도 무슨 필요가 있느냐” 고 하고, 리건이 마무리합니다. “한 명은 왜 필요합니까?”
분류 흐름도로 보면 1막은 아첨을 대가로 나누는 독재자형 이고, 2막은 실패한 신뢰형 입니다. 리어는 Part 2의 신뢰 게임에서 전 재산을 먼저 보낸 투자자이고, 딸들은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는 수탁자입니다. 100, 50, 25, 10, 5, 0 으로 내려가는 제안은 거절권을 잃은 응답자 앞에서의 최후통첩입니다. 리어는 무엇이 공정한지를 묻는데, 딸들은 무엇이 필요한지 로 답합니다.
3. 『대부』 (1972) — 거절했을 때의 값을 바꾸는 법#
미국영화연구소가 꼽은 영화 명대사 2위는 『대부』에서 비토 코를레오네가 한 대사입니다.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
이 말이 무슨 뜻인지는 영화 앞부분에서 마이클이 케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설명합니다. 대부의 대자인 가수 조니 폰테인이 밴드 리더와의 전속 계약에서 빠져나오고 싶어 하자, 비토가 밴드 리더에게 1만 달러 를 주고 계약을 풀어 달라고 제안합니다. 밴드 리더는 거절합니다. 다음 날 비토는 루카 브라시를 데리고 다시 찾아가고, 한 시간 만에 1천 달러 짜리 수표로 해지 서명을 받아 냅니다. 마이클의 말로는, 루카 브라시가 그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있었고, 아버지는 그에게 계약서 위에 그의 서명이나 그의 뇌수 가 남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안은 10분의 1 로 줄었는데 수락되었습니다. 바뀐 것은 공정의 기준이 아니라 거절했을 때 응답자가 받는 값 입니다. 최후통첩 게임에서 거절하면 응답자는 0 을 받지만, 비토는 그 0 을 죽음 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Part 1에서 판돈이 커지자 거절이 사라졌듯, 거절의 비용이 커지면 응답자는 무엇이든 받아들입니다. 이 영화에는 반대 장면도 있습니다. 마약상 솔로초가 정치적 보호의 대가로 수익의 30% 를 제안하자 비토는 거절하고, 그 거절이 저격과 전쟁으로 이어집니다.
4. 『시에라 마드레의 황금』 (1948) — 한 금광의 세 가지 게임#
존 휴스턴 감독의 『시에라 마드레의 황금』에서 금을 캐는 세 남자는 서로를 믿지 못해, 캔 금을 바로바로 나눠 각자 숨기기로 합니다. 공동 금고 대신 분할을 고른 것 자체가 신뢰의 부재입니다.
한 장면에서 이 영화는 Part 2의 독재자 게임 실험 결과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산적과의 싸움에서 죽은 낯선 사내 코디의 주머니에서 아내의 편지가 나오자, 하워드와 커틴은 자기 몫의 일부를 코디의 가족에게 보내기로 하고, 돕스는 거부 합니다. 받는 쪽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같은 상황에서, 주는 사람과 주지 않는 사람이 갈린 것입니다. 이어서 하워드가 마을에 불려 가며 자기 금을 둘에게 맡기자(신뢰형), 돕스는 커틴을 쏘고 금을 모두 가져갑니다. 그리고 그 금은 결국 산적들의 손에서 모래로 오인되어 바람에 흩어집니다.
5. 『브레이킹 배드』 — 자존심의 거절과 35%#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의 월터 화이트는 최후통첩 게임의 응답자로 시작합니다. 1시즌 5화 「Gray Matter」에서 그가 함께 회사를 세웠던 부유한 옛 동업자 엘리엇이 일자리와 보험을 제안하지만, 월트는 거절합니다. 엘리엇의 아내가 치료비를 대겠다고 해도 거절하고, 대신 마약 제조의 길로 갑니다. 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누가 주느냐 가 문제인 거절입니다. Part 3에서 사람들이 같은 제안이라도 상대의 의도와 관계에 반응한다고 했던 것과 같은 결입니다.
5시즌 6화 「Buyout」에서 그 이유가 드러납니다. 월트는 젊은 시절 그 회사의 지분 3분의 1 을 5,000달러 에 팔았고, 회사는 이제 20억 달러가 넘는 가치를 지녔습니다. 그래서 동료들이 각자 500만 달러를 받고 사업을 정리하자고 해도 그는 거부합니다. 바로 다음 화 「Say My Name」에서는 월트가 반대편에 섭니다. 경쟁 조직의 디클런에게, 그쪽 제조를 그만두고 자기 제품을 팔면 수익의 35% 를 주겠다고 역제안합니다. 디클런은 “35% 라고? 장난해?” 라고 하지만 결국 받아들입니다.
35% 는 Part 1의 평균 제안 40% 보다 적습니다. 그래도 수락된 이유는 판 자체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월트의 제품이 훨씬 좋으니, 35% 가 디클런이 혼자 하는 장사의 100% 보다 클 수 있습니다. 공정의 판단은 비율만이 아니라 거절했을 때의 대안 과 함께 이루어집니다. 「Say My Name」과 『대부』의 밴드 리더는 같은 원리를 정반대 방향에서 보여 줍니다.
6. 『다크 나이트』 (2008) — 내 몫만 태운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는 마피아에게 배트맨을 죽여 주겠다며 대가로 “절반” 을 요구합니다. 마피아는 웃습니다. 나중에 조커는 되찾은 마피아의 돈더미에 불을 붙이며 말합니다. “난 내 몫만 태우는 거야.” 그리고 “돈 문제가 아니라 메시지를 보내는 것” 이라고 덧붙입니다.
자기 몫을 태우는 것은 최후통첩 게임의 거절과 닮았습니다. 응답자가 거절하면 자기 몫도 사라지지만, 그 대가로 “나는 돈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는 신호를 보냅니다. 조커는 그 신호를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 보낸 셈입니다. 같은 영화의 두 척의 배 장면은 죄수의 딜레마 시리즈에서 다뤘습니다.
7. 해적 게임 — 1% 만 주고 통과시키기#
7.1 문제#
최후통첩 게임을 여러 명으로 늘린 퍼즐이 있습니다. 수학자 이언 스튜어트가 1999년 5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칼럼 「해적들을 위한 퍼즐」에 소개한 해적 게임 입니다. 스튜어트의 원래 문제는 해적 10명이지만, 흔히 5명으로 줄여 소개합니다.
- 해적들에게는 사나운 순서대로 서열이 있고, 금화 100개를 나눕니다.
- 가장 사나운 해적(선장)이 분배안을 내고, 선장을 포함한 전원 이 투표합니다. 절반 이상 이 찬성하면 통과합니다.
- 부결되면 선장은 바다에 던져지고, 다음으로 사나운 해적이 새 분배안을 냅니다.
- 해적들은 모두 합리적이며 우선순위는 ① 살아남기 ② 금화 ③ 금화가 같다면 동료를 바다에 던지는 것을 즐긴다 입니다. 뒷거래는 없습니다.
7.2 뒤에서부터 풀기#
답은 Part 1의 “1원 제안, 1원 수락” 을 사람 수만큼 반복해 나옵니다. 해적이 둘만 남으면 선장은 자기 혼자의 찬성으로 절반을 채우니 100개를 다 가집니다. 셋이 남으면 선장은 둘만 남았을 때 0개를 받을 가장 약한 해적에게 1개 를 주고 표를 삽니다. 이렇게 한 명씩 늘려 가며, 선장은 “다음 판에서 아무것도 못 받을” 해적들에게만 1개씩 주어 필요한 표를 채웁니다. 아래는 이 과정을 그대로 옮긴 Go 프로그램입니다.
package main
import (
"fmt"
"sort"
)
const coins = 100
const dead = -1 // a pirate thrown overboard
// solve returns each pirate's payoff when pirates 1..n remain and pirate n proposes.
// Pirate 1 is the weakest. tiesPass selects the "50 percent or more" rule.
func solve(n int, tiesPass bool) []int {
if n == 1 {
return []int{coins}
}
next := solve(n-1, tiesPass) // what everyone gets if the captain is thrown overboard
need := n/2 + 1 // strict majority
if tiesPass {
need = (n + 1) / 2 // half or more
}
// A pirate votes yes only if the plan beats what he gets next round;
// on a tie he prefers to see the captain go overboard.
type voter struct{ id, cost int }
var vs []voter
for i := 0; i < n-1; i++ {
vs = append(vs, voter{i, next[i] + 1})
}
sort.SliceStable(vs, func(a, b int) bool { return vs[a].cost < vs[b].cost })
plan := make([]int, n)
spent := 0
for _, v := range vs[:need-1] { // the captain's own vote is free
plan[v.id] = v.cost
spent += v.cost
}
if spent > coins {
out := append([]int{}, next...)
return append(out, dead) // no plan can pass: the captain dies
}
plan[n-1] = coins - spent
return plan
}
func main() {
for _, rule := range []struct {
name string
tiesPass bool
}{{"half or more (ties pass)", true}, {"strict majority", false}} {
fmt.Println(rule.name)
for _, n := range []int{2, 3, 4, 5, 10} {
p := solve(n, rule.tiesPass)
// print from the captain down to the weakest pirate
out := make([]int, n)
for i := range p {
out[i] = p[n-1-i]
}
fmt.Printf(" %2d pirates: %v\n", n, out)
}
}
}
Go 1.24 에서 실행한 결과입니다. 각 줄은 선장부터 가장 약한 해적까지의 몫이고, -1 은 바다에 던져졌다는 뜻입니다.
half or more (ties pass)
2 pirates: [100 0]
3 pirates: [99 0 1]
4 pirates: [99 0 1 0]
5 pirates: [98 0 1 0 1]
10 pirates: [96 0 1 0 1 0 1 0 1 0]
strict majority
2 pirates: [-1 100]
3 pirates: [100 0 0]
4 pirates: [98 0 1 1]
5 pirates: [97 0 1 0 2]
10 pirates: [94 0 1 0 1 0 1 0 2 1]
절반 이상 규칙에서 해적 5명의 답은 98, 0, 1, 0, 1, 스튜어트의 원래 문제인 10명의 답은 선장 96개에 한 칸 건너 1개씩입니다. 둘 다 스튜어트의 칼럼과 일치합니다. 선장은 금화 100개 가운데 96~98개를 가지고, 표를 산 해적들에게는 1% 씩만 줍니다. 1개를 주는 이유는 세 번째 가정 때문입니다. 0개면 같은 0개를 받는 다음 판을 골라 선장을 던지는 쪽이 더 즐겁기 때문입니다.
7.3 규칙 한 줄이 답을 바꾼다#
투표 규칙을 과반 초과 로 바꾸면 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해적 둘이 남으면 선장 혼자로는 과반이 안 되고, 상대는 선장을 던지는 쪽을 고르니 선장이 죽습니다. 그러면 셋이 남은 판의 가운데 해적은 살기 위해 금화 0개에도 찬성 하게 되고, 이것이 위로 번져 5명일 때 선장의 몫은 97개가 됩니다. 이 규칙에서는 같은 표를 사는 데 드는 금화가 같은 해적이 여럿이라, 답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습니다(위 결과는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투표의 역설 시리즈에서 본 “규칙이 결과를 정한다” 가 여기서도 그대로입니다.
스튜어트의 칼럼은 해적 500명으로 끝납니다. 금화로 살 수 있는 표는 100표뿐이라, 해적이 200명을 넘으면 선장들이 줄줄이 바다에 던져집니다. 500명이면 가장 사나운 44명 이 던져진 뒤에야 분배안이 통과하고, 살아남는 선장의 번호에는 “200 에 2 의 거듭제곱을 더한 수” 라는 규칙이 생깁니다. 스튜어트는 성경 구절을 비틀어 칼럼을 맺었습니다. “진실로, 온유한 자가 그 몫을 물려받으리라.”
7.4 현실의 해적이라면#
이 퍼즐의 답은 Part 1의 실험과 정면으로 부딪칩니다. 실험실의 사람들은 20% 아래의 제안을 절반 가까이 거절했습니다. 98 대 1 을 제안받은 해적이 실제 사람이라면 아마 선장을 바다에 던지는 쪽에 손을 들 것입니다. 해적 게임은 게임 이론의 우아한 답이자, 사람이 왜 그렇게 하지 않는지 를 묻게 만드는 반례입니다.
8. 보드게임 — 자르고, 고르고, 흥정하기#
8.1 나눠 고르기 — 케이크 자르기에서 해저 광구까지#
“한 사람이 자르고 다른 사람이 고른다” 는 오래된 규칙은, 나누는 사람이 공평하게 나눌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덜 큰 쪽이 자기에게 오기 때문입니다. 폴란드 수학자 후고 슈타인하우스는 1948년 「공정한 분배의 문제」에서 이 생각을 세 사람 이상으로 넓히는 문제를 다뤘고, 이후 공정한 케이크 자르기 라는 수학 분야가 생겼습니다.
이 규칙은 국제법에도 들어 있습니다. 유엔 해양법협약은 선진국이 심해저 광구 개발을 신청할 때 가치가 비슷한 두 구역을 함께 내고, 국제해저기구가 그 가운데 하나를 개발도상국 몫으로 고르게 합니다.
보드게임 『피스 오 케이크』(2008, 제프리 앨러스)는 이 규칙을 여러 명으로 늘렸습니다. 원형으로 놓인 케이크 조각들을, 그 차례의 나누는 사람이 순서를 바꾸지 않고 최대 사람 수만큼의 묶음으로 나눕니다. 나머지 사람들이 차례로 한 묶음씩 고르고, 나누는 사람은 마지막에 남은 것을 가집니다. 규칙서 서문은 “한 사람이 자르고 다른 사람이 고른다는 케이크 규칙을 다들 알지만, 이 게임에서는 남에게 큰 조각을 주고도 결국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다” 고 소개합니다. 조각을 바로 먹어 점수를 얻을지, 모아서 종류별 보너스를 노릴지에 따라 같은 조각의 가치가 사람마다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8.2 흥정과 뇌물#
| 게임 | 규칙 | 유형 |
|---|---|---|
| 『코스믹 인카운터』 | 공격과 방어가 모두 “협상” 카드를 내면 1분 안에 거래해야 한다. 합의하지 못하면 둘 다 함선 3척을 잃는다 | 협상형. 기다림에 비용을 붙인 루빈스타인의 협상을 1분으로 압축했다 |
| 『노팅엄의 보안관』 | 상인이 자루에 물건을 담아 내용을 선언하고 뇌물을 제시한다. 보안관이 통과시키면 뇌물을 받고, 검사하면 뇌물은 없다 | 최후통첩형의 변형. 뇌물을 받을지, 판을 엎고 검사할지 |
| 『카탄』 | 다른 플레이어와 자원을 바꿀 수 있고, 은행과는 4 대 1 로 바꿀 수 있다 | 협상형. 은행의 4 대 1 이 거절했을 때의 값 이라, 그보다 나쁜 제안은 거절된다 |
『카탄』의 은행이 하는 일은 3절의 『대부』가 한 일과 같습니다. 거절했을 때의 값이 제안의 하한을 정합니다. 『대부』는 그 값을 죽음으로 낮췄고, 『카탄』은 4 대 1 로 고정해 두었습니다.
9. 유형 분류표#
Part 4 와 Part 5 의 사례를 Part 3의 유형별로 묶으면 이렇습니다.
| 유형 | 서바이벌·예능 (Part 4) | 영화·문학 (Part 5) | 게임·퍼즐 (Part 5) |
|---|---|---|---|
| 나눠 고르기형 | — | 메코네의 소 (속인 분배), 솔로몬의 재판 (반반 제안으로 선호를 드러냄) | 『피스 오 케이크』, 해양법협약의 광구 신청 |
| 최후통첩형 | — | 『대부』 밴드 리더, 솔로초의 30%, 『브레이킹 배드』 「Gray Matter」의 거절, 『다크 나이트』 “내 몫만 태운다” | 해적 게임, 『노팅엄의 보안관』 |
| 협상형 | 『더 커뮤니티2』 9화 「최후통첩」(골드의 80% 제안과 연합의 1/8 분배), 『디바이디드』와 『퀴즈쇼 트라이앵글』 | 『브레이킹 배드』 「Say My Name」 35% | 『코스믹 인카운터』, 『카탄』 |
| 신뢰형 | — | 『리어 왕』 2막, 『시에라 마드레의 황금』 맡긴 금 | — |
| 제3자 처벌형 | — | — | — |
| 독재자형 | 『더 커뮤니티2』 피트의 라이프, 『러브 아일랜드』 상금 봉투, 『비스트 게임즈』 100만 달러 버튼, 『소사이어티 게임』 리더의 상금 분배권 | 『리어 왕』 1막, 「사자의 몫」, 『시에라 마드레의 황금』 코디 가족의 몫 | — |
표에서 세 가지가 보입니다.
첫째, 이야기가 사랑하는 것은 최후통첩형과 독재자형 입니다. 받는 쪽이 판을 엎을 수 있느냐, 아무것도 못 하느냐의 두 극단에서 극적인 장면이 나옵니다. 『대부』와 「사자의 몫」은 거절의 값을 바꿔 공정을 무너뜨리고, 『리어 왕』은 거절권을 스스로 넘겨준 사람이 무엇을 잃는지 보여 줍니다.
둘째, 게임은 나눠 고르기형과 협상형 을 좋아합니다. 매 판 반복되는 규칙은 공정을 사람의 선의에 맡기지 않고 구조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르는 사람이 마지막에 고르게 하거나, 합의하지 못하면 둘 다 잃게 하거나, 은행이라는 바깥 선택지를 두는 식입니다.
셋째, 제3자 처벌형은 비어 있습니다. Part 3의 실험에서는 지켜보던 사람의 약 60% 가 자기 돈을 들여 남의 불공정을 벌했지만, 이야기와 방송은 그 장면을 분배의 결정적인 갈림길로 쓰지 않았습니다. 제3자는 대개 시청자이고, 그 처벌은 화면 밖의 여론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10. 여섯 시리즈를 마치며#
| 시리즈 | 묻는 것 | 함정의 모양 |
|---|---|---|
| 죄수의 딜레마 | 협력할 것인가 | 각자에게 합리적인 선택이 모두를 손해 보게 한다 |
| 트롤리 딜레마 | 누구를 희생시킬 것인가 | 같은 숫자의 선택이 방법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
| 달러 경매 | 언제 그만둘 것인가 | 매번 합리적인 한 걸음이 멈출 수 없는 확전이 된다 |
| 투표의 역설 | 어떻게 모을 것인가 | 각자는 앞뒤가 맞는데 모으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
| 몬티 홀 문제 | 바꿀 것인가 | 같은 결과라도 보여 준 사람의 규칙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
| 최후통첩 게임 (이 시리즈) | 어떻게 나눌 것인가 | 1원이라도 받는 게 이득인데, 사람은 그것을 버려서라도 불공정을 벌한다 |
여섯 시리즈 가운데 이번 시리즈는 게임 이론의 예측이 가장 크게 빗나가는 주제였습니다. 죄수의 딜레마와 달러 경매에서 사람들은 이론이 경고한 함정에 실제로 빠졌고, 몬티 홀에서는 이론이 맞고 사람이 틀렸습니다. 최후통첩 게임에서는 이론이 “1원이면 된다” 고 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거절했고, 그 거절 덕분에 제안자들은 40% 를 줬습니다.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거절이 모두를 더 공정한 분배로 끌어당긴 것입니다.
마치며#
이야기 속 분배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공정은 거절할 수 있는 힘에서 나온다” 입니다. 거절의 값이 죽음이 되자 밴드 리더는 1천 달러를 받았고, 거절권을 넘겨준 리어 왕은 기사 한 명도 지키지 못했으며, 똑같이 나눈 당나귀는 잡아먹혔습니다. 해적 게임의 선장은 1% 만 주고도 살아남지만, 그것은 해적들이 계산만 하는 존재일 때의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1원을 버려서라도 판을 엎을 수 있고, 바로 그 가능성이 세상의 분배를 조금 더 공정하게 만듭니다.
| 편 | 주제 |
|---|---|
| Part 1 | 최후통첩 게임 |
| Part 2 | 독재자 게임과 신뢰 게임 |
| Part 3 | 공정성은 어디서 오는가 |
| Part 4 | 서바이벌·예능의 분배 |
| Part 5 (이 글) | 영화·문학·게임 속 분배와 해적 게임 |
References#
원전(신화·경전·희곡)은 공개된 번역본과 원문으로, 영화와 드라마는 영어 위키백과의 줄거리와 위키인용집의 대사로 확인했습니다.
고전과 문학
- Hesiod, Theogony 535행 이하 — Evelyn-White 영역 (Theoi)
- 『열왕기상』 3:16–28 — KJV (BibleGateway)
- Lion’s share — Wikipedia — 파이드루스 판본과 중세 판본(Perry 149)
- William Shakespeare, King Lear — MIT 전문, 줄거리
영화와 드라마
- The Godfather — Wikiquote, AFI’s 100 Years…100 Movie Quotes — Wikipedia
- The Treasure of the Sierra Madre (film) — Wikipedia
- Gray Matter · Buyout · Say My Name — Wikipedia; Breaking Bad (season 5) — Wikiquote
- The Dark Knight (film) — Wikiquote
퍼즐과 게임
- Ian Stewart, “A Puzzle for Pirates”, Scientific American 280(5): 98–99 (1999년 5월) — 해적 10명, “50 percent or more”, 500명 변형
- Pirate game —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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