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의 역설 Part 3: 정직한 사람만을 위한 제도는 없다 — 전략 투표, 단일화, 결선의 함정
이 글은 Claude Opus 5.5 를 이용해 초안이 작성되었으며, 이후 퇴고를 거쳤습니다.
들어가며#
Part 1과 Part 2는 투표자가 모두 정직하다 고 가정했습니다. 각자 자기 진짜 순위를 냈고, 그래도 순환이 생기거나 개표 방식에 따라 당선자가 바뀌었습니다. 이번 편은 그 가정을 거둡니다. 투표자가 제도의 빈틈을 알고 결과를 보고 표를 고르기 시작하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 편 | 주제 |
|---|---|
| Part 1 | 콩도르세의 역설 — 다수결이 가위바위보가 될 때 |
| Part 2 | 애로의 불가능성 정리 — 완벽한 투표 제도는 없다 |
| Part 3 (이 글) | 전략 투표 — 사표, 단일화, 결선의 함정, 그리고 분류 흐름도 |
| Part 4 | 서바이벌·예능의 투표 |
| Part 5 | 게임 속 투표 |
| Part 6 | 영화·드라마·만화·애니메이션 속 투표, 전체 유형 분류표 |
1. “내 방식은 정직한 사람을 위한 것”#
보르다 계산법에는 오래된 일화가 따라다닙니다. 동료가 이 방식은 거짓 순위에 약하다고 지적하자 보르다가 “내 방식은 정직한 사람만을 위한 것” 이라고 답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보르다의 논문에 있는 문장이 아니고, 1958년 덩컨 블랙의 책 등을 통해 전해지는 일화입니다.
보르다 계산법이 어떻게 약한지는 Part 1 에서 이 글이 만든 다섯 명의 예로 보입니다. 셋은 A > B > C, 둘은 B > C > A 입니다. 정직하게 내면 보르다 점수(1위 3점, 2위 2점, 3위 1점)는 A 11점, B 12점, C 7점으로 B 가 이깁니다.
이제 A 를 지지하는 세 사람이 꾀를 냅니다. 진짜로는 B 를 2위로 생각하지만, B 에게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B 를 일부러 꼴찌로 내려 A > C > B 라고 적습니다.
| A | B | C | 승자 | |
|---|---|---|---|---|
| 정직하게 | 11 | 12 | 7 | B |
| 셋이 B 를 꼴찌로 내림 | 11 | 9 | 10 | A |
A 를 지지하는 세 사람은 거짓 순위 하나로 원하던 결과를 얻었습니다. 경쟁자를 일부러 맨 아래에 묻는다고 해서 이런 전략을 매장(burying) 이라고 부릅니다. 순위 전체를 더하는 방식에서는 1위보다 누구를 꼴찌에 두느냐 가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2. 기바드–새터스웨이트 정리 — 정직이 손해인 순간은 반드시 있다#
그렇다면 보르다 계산법만 문제일까요. 1973년 철학자 앨런 기바드(Allan Gibbard) 와 1975년 경제학자 마크 새터스웨이트(Mark Satterthwaite) 는 각각 독립적으로 더 큰 결론을 증명했습니다.
결과가 셋 이상 나올 수 있는 투표 규칙이 독재가 아니라면, 어떤 경우에는 반드시 누군가가 거짓으로 표시하는 편이 이득 이 된다.
애로의 정리가 “정직한 순위를 모으는 완벽한 규칙은 없다” 였다면, 이 정리는 “정직하게 내는 것이 언제나 최선인 규칙도 없다” 입니다. 독재만이 예외인데, 독재에서는 독재자 한 사람의 표만 의미가 있으니 나머지 사람이 정직하든 아니든 상관이 없습니다.
특히 기바드의 결과는 순위 투표만이 아니라 결과를 결정적으로 정하는 거의 모든 방식 에 적용됩니다. Part 2 에서 애로의 벽을 피하는 길로 소개한 승인 투표나 점수 투표도 여기서는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승인 투표에서 두 번째로 좋아하는 후보에게도 표시할지 말지는 그 후보가 내 1순위를 이길 가능성을 따져 정하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이 정리는 보르다의 대답을 200년 뒤에 뒤집었습니다. 정직한 사람만을 위한 제도는 없습니다. 어떤 제도든 계산하는 사람에게 빈틈을 보여 줍니다. 그러면 남는 질문은 “어느 제도의 빈틈이 덜 해로운가”, 그리고 “빈틈을 쓰는 데 얼마나 많은 정보가 필요한가” 입니다.
3. 표가 갈리는 제도 — 단순 다수제의 사표#
현실에서 가장 흔한 전략 투표는 단순 다수제에서 일어납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낮으면, 그 표는 결과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하는 사표(死票) 가 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1순위 대신 이길 만한 후보 가운데 덜 싫은 쪽 을 찍습니다.
프랑스 정치학자 모리스 뒤베르제(Maurice Duverger) 는 1951년 『정당론』에서 한 번 투표하고 1등만 당선되는 단순 다수제가 양당제를 낳는 경향 이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이것이 뒤베르제의 법칙 입니다. 작은 당은 의석을 얻지 못하고(기계적 효과), 유권자는 그것을 알기에 작은 당을 찍지 않습니다(심리적 효과). 다만 뒤베르제 자신도 이것을 철칙이 아니라 “사회학의 법칙에 가장 가까운 것” 이라고 했고, 실제로는 예외가 많습니다.
같은 진영의 후보가 여럿 나오면 반대 방향의 문제가 생깁니다. 비슷한 후보들이 표를 나눠 가지면서 진영 전체로는 다수인데 후보 개인으로는 진다 는 결과가 나옵니다. Part 2 에서 본 조건 I(무관한 대안으로부터의 독립)가 깨지는 현장입니다.
| 선거 | 결과 | 표가 갈린 쪽 |
|---|---|---|
| 1987년 제13대 한국 대선 | 노태우 36.6% 당선, 김영삼 28.0%, 김대중 27.0% | 두 야당 후보의 합 55.1% |
| 2000년 미국 대선 플로리다 | 부시가 고어를 537표 차로 이기고 선거인단 271 대 266 으로 당선 | 녹색당 랠프 네이더 97,488표 |
| 2002년 프랑스 대선 1차 | 시라크 19.88%, 르펜 16.86%, 조스팽 16.18% → 조스팽 탈락 | 후보 16명, 좌파 계열 후보 다수 |
세 사례는 결이 조금씩 다릅니다.
- 1987년 한국: 직선제 개헌 뒤 첫 대선에서 야권은 후보 단일화에 실패했습니다. 다만 “단일화했다면 이겼다” 는 것은 반사실 가정입니다. 당시의 지역 구도에서 한 후보의 지지자가 다른 후보에게 그대로 옮겨 갔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 2000년 플로리다: 네이더의 득표는 표차의 약 180배입니다. 그러나 “네이더 때문에 고어가 졌다” 는 것은 논쟁적인 주장입니다. 네이더 지지자 상당수는 네이더가 없었다면 기권하거나 부시를 찍었을 수 있고, 투표용지 설계 논란이나 재검표 중단처럼 표차보다 큰 영향을 준 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537 이라는 표차가 제3 후보의 득표에 비해 아주 작았다 는 사실까지입니다.
- 2002년 프랑스: 이 경우는 숫자가 선명합니다. 조스팽은 르펜에게 194,558표 차로 결선에 못 갔는데, 조스팽 연립의 한 축인 좌파급진당의 크리스티안 토비라 혼자 660,447표 를 얻었습니다. 표차의 세 배가 넘습니다. 결선은 시라크가 82.21% 로 이겼습니다. 이 결과는 흔히 “결선에는 당연히 조스팽이 갈 테니 1차에서는 진짜 지지 후보를 찍자” 는 좌파 유권자들의 판단이 모여 조스팽을 떨어뜨렸다고 설명됩니다. 결선 투표제가 1차를 안심하고 흩어져도 되는 투표 처럼 보이게 만든 것입니다.
4. 단일화 — 표 분산을 막는 정치 기술 (2002)#
단순 다수제에서 표 분산을 막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투표 전에 후보를 하나로 합치는 것입니다. 한국 정치에서는 이것을 후보 단일화 라고 부릅니다. 2002년 대선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그 방법을 여론조사로 정한 사례입니다.
두 후보는 11월 15일 밤 여론조사로 단일 후보를 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리서치앤리서치와 월드리서치 두 기관이 조사했고, 설계에는 전략 투표를 막는 장치가 들어 있었습니다. 상대 진영인 이회창 후보의 지지자가 일부러 약한 쪽을 단일 후보로 고르는 역선택 을 막기 위해, 조사 안에서 이회창 지지율이 미리 정한 기준선(30.4%, 직전 공표 조사들의 최저치)보다 낮게 나오면 그 조사를 무효로 하기로 했습니다. 이회창 지지자가 응답을 숨기고 섞여 들어오면 이회창 지지율이 낮게 잡힐 것이기 때문입니다.
| 조사 기관 | 이회창 지지율 | 결과 |
|---|---|---|
| 월드리서치 | 28.7% (기준선 미달) | 무효 |
| 리서치앤리서치 | 32.1% | 유효 — 노무현 46.8%, 정몽준 42.2% |
결과는 11월 24일 밤 발표되었고, 정몽준 후보가 승복했습니다. 이 장면은 이 시리즈의 두 주제가 겹치는 자리입니다. 단일화는 단순 다수제의 표 분산(3절)에 대한 대응이고, 역선택 방지 장치는 전략 투표(2절)에 대한 대응입니다. 제도의 빈틈을 다른 제도로 메운 것 입니다.
5. 결선과 순위 선택 투표 — 다른 빈틈#
표 분산을 제도로 막는 방법도 있습니다. 1등이 과반을 못 넘으면 상위 둘이 결선 을 치르는 결선 투표, 그리고 투표자가 순위를 적어 내면 꼴찌를 한 명씩 떨어뜨리며 그 표를 다음 순위로 옮겨 과반이 나올 때까지 세는 순위 선택 투표(ranked-choice voting, IRV) 입니다. 둘 다 “3등 후보 때문에 진영이 진다” 는 문제를 줄입니다. 그러나 Part 2 의 애로가 말한 대로, 이들도 무언가를 포기했습니다.
5.1 벌링턴 시장 선거 (2009) — 콩도르세 승자의 탈락#
미국 버몬트주 벌링턴은 2009년 시장 선거를 순위 선택 투표로 치렀습니다. 1차 집계는 이랬습니다.
| 후보 | 1순위 표 |
|---|---|
| 커트 라이트 (공화당) | 2,951 |
| 밥 키스 (진보당, 현직) | 2,585 |
| 앤디 몬트롤 (민주당) | 2,063 |
| 댄 스미스 (무소속) | 1,306 |
하위 후보부터 차례로 떨어지면서 몬트롤이 3위로 탈락했고, 마지막 대결에서 키스가 4,313 대 4,061 로 라이트를 이겼습니다. 그런데 공개된 투표지 원자료로 일대일 대결을 따져 보면 몬트롤은 키스를 4,067 대 3,477 로, 라이트를 4,597 대 3,668 로 이기는 콩도르세 승자 였습니다. 양쪽 모두에게 2순위로 무난했던 중도 후보가, 1순위 표가 적다는 이유로 먼저 떨어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중도 압착(center squeeze) 이라고 부릅니다. 벌링턴 시민들은 2010년 3월 주민투표에서 3,972 대 3,669 로 순위 선택 투표를 폐지했습니다.
5.2 알래스카 하원 보궐선거 (2022) — 표를 더 받으면 질 수도 있다#
2022년 8월 알래스카주의 연방 하원 보궐선거도 순위 선택 투표였습니다. 주 선거관리국의 공식 집계는 이렇습니다.
| 후보 | 1차 | 최종 |
|---|---|---|
| 메리 펠톨라 (민주당) | 75,799 (40.19%) | 91,266 (51.48%) |
| 세라 페일린 (공화당) | 58,973 (31.27%) | 86,026 (48.52%) |
| 닉 베기치 (공화당) | 53,810 (28.53%) | 1차 뒤 탈락 |
베기치의 표는 페일린에게 27,053표, 펠톨라에게 15,467표가 옮겨 갔고, 11,243표는 다음 순위가 없어 소진되었습니다. 투표지 원자료를 분석한 연구들에 따르면 일대일 대결에서 베기치는 펠톨라를 약 8.8만 대 7.9만, 페일린을 약 10.1만 대 6.4만으로 이기는 콩도르세 승자 였습니다. 벌링턴과 같은 중도 압착입니다.
이 선거에는 더 이상한 성질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페일린을 1순위로 쓴 유권자 약 6,000명이 펠톨라를 1순위로 바꿨다면 펠톨라는 오히려 졌을 것 입니다. 페일린이 1차에서 떨어지고 펠톨라가 결선에서 베기치를 만나기 때문입니다. 표를 더 받아서 지는 이 성질을 비단조성(non-monotonicity) 이라고 합니다. 이 성질이 있으면 영리한 유권자는 자기 1순위를 일부러 덜 지지 해서 결선 상대를 고르는 전략까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알래스카의 순위 선택 투표는 2024년 폐지 주민투표에서 수백 표 차로 살아남았고, 2026년 11월 3일 다시 폐지 여부를 묻는 투표에 오릅니다.
5.3 정리 — 어떤 제도가 무엇을 포기했나#
| 제도 | 막는 것 | 남는 빈틈 |
|---|---|---|
| 단순 다수제 | (단순함) | 표 분산, 사표, 스포일러 → 단일화·전략 투표 |
| 결선 투표 | 1차의 표 분산 | 1차에서 누가 결선에 가느냐를 노린 전략, 비단조성 |
| 순위 선택 투표 | 표 분산 | 중도 압착(콩도르세 승자 탈락), 비단조성 |
| 보르다 계산법 | 1위 표만 보는 문제 | 매장 전략, 비슷한 후보가 늘면 점수가 흔들림 |
| 승인 투표 | 표 분산 | 어디까지 표시할지의 전략 |
| 콩도르세 방식 | 콩도르세 승자 탈락 | 순환일 때 무엇을 할지 따로 정해야 함 |
6. 분류 흐름도 — 투표 장면 읽는 법#
이제 이 시리즈의 남은 세 편이 쓸 도구를 만듭니다. 서바이벌·게임·영화의 투표 장면을 보면 “결국 무엇이 결과를 정했는가” 를 묻게 됩니다. 이론 세 편의 내용을 그 질문의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다음 흐름도가 됩니다.
flowchart TD
Q0{"모두 한 표씩인가?"}
Q0 -- "아니오<br/>(표를 사거나, 무게가 다르거나,<br/>표를 지울 수 있다)" --> W["표의 무게형<br/>표를 모으는 사람이 이긴다"]
Q0 -- "예" --> Q1{"동점이거나<br/>한 표 차였나?"}
Q1 -- "예" --> T["결정표형<br/>마지막 한 표나<br/>동점 규칙이 정한다"]
Q1 -- "아니오" --> Q2{"선택지가 둘인가?"}
Q2 -- "예" --> Q3{"과반보다 높은 문턱이 있나?<br/>(초다수·만장일치·정족수)"}
Q3 -- "예" --> TH["문턱형<br/>소수가 거부권을 쥔다"]
Q3 -- "아니오" --> OK["안전한 다수결<br/>메이의 정리"]
Q2 -- "아니오 (셋 이상)" --> Q4{"표를 어떻게 세나?"}
Q4 -- "누군가 후보·순서를<br/>골라 올린다" --> AG["의제 통제형<br/>올리는 사람이 이긴다"]
Q4 -- "1위(최다 지목)만<br/>한 번 센다" --> SP["표 분산형<br/>뭉친 쪽이 이긴다"]
Q4 -- "떨어뜨리며<br/>다시 센다" --> RO["결선형<br/>떨어진 쪽이 킹메이커"]
style Q0 fill:#D3D3D3,color:#000000
style Q1 fill:#D3D3D3,color:#000000
style Q2 fill:#D3D3D3,color:#000000
style Q3 fill:#D3D3D3,color:#000000
style Q4 fill:#D3D3D3,color:#000000
style W fill:#FF9999,color:#000000
style T fill:#FFD700,color:#000000
style TH fill:#FFB6C1,color:#000000
style OK fill:#90EE90,color:#000000
style AG fill:#87CEEB,color:#000000
style SP fill:#FFA07A,color:#000000
style RO fill:#DDA0DD,color:#000000
각 유형의 뜻과 이론의 자리는 이렇습니다.
| 유형 | 무엇이 결과를 정하나 | 이론의 자리 |
|---|---|---|
| 표의 무게형 | 표를 사고, 더 받고, 남의 표를 지우는 힘 | 1인 1표(메이의 익명성 조건)의 붕괴 |
| 결정표형 | 동점을 깨는 마지막 한 사람, 또는 동점 처리 규칙 | Part 2 의 “결정적인 한 사람” |
| 문턱형 | 과반보다 높은 문턱 때문에 소수가 갖는 거부권 | 메이의 중립성 조건을 일부러 버린 제도 |
| 안전한 다수결 | 둘 중 하나를 고르는 과반 | 메이의 정리(Part 2) |
| 의제 통제형 | 무엇을 어떤 순서로 투표에 올리느냐 | 콩도르세 순환과 의제 조작(Part 1), 매켈비 |
| 표 분산형 | 표가 갈렸느냐 뭉쳤느냐 | 단순 다수제, 뒤베르제, 단일화(이 글 3~4절) |
| 결선형 | 먼저 떨어진 세력의 표가 어디로 가느냐 | 결선·순위 선택 투표(이 글 5절) |
두 가지를 미리 말해 둡니다. 첫째, 이 흐름도는 이 시리즈가 사례를 읽으려고 만든 도구이고, 학계의 표준 분류가 아닙니다. 둘째, 한 장면이 둘 이상의 유형을 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바이벌의 탈락 투표는 대개 “1위만 센다” 는 표 분산형이지만, 동점이 나는 순간 결정표형이 됩니다. 사례 편에서는 가장 결정적이었던 갈림길 을 기준으로 분류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이론 편의 주인공이던 콩도르세 순환 은 사례 편에서 거의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서바이벌의 투표는 대부분 O/X 이거나, 순위를 적지 않고 한 명만 지목하기 때문에 순환이 있어도 화면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순환은 장면이 아니라 의제 통제형의 배경 으로 숨어 있습니다.
마치며#
이번 편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제도의 빈틈은 언제나 있고, 사람들은 그것을 쓴다” 입니다. 보르다의 동료들은 매장 전략을 썼고, 프랑스 좌파 유권자들은 결선을 믿고 흩어졌으며, 한국의 두 후보는 여론조사로 하나가 되면서 역선택까지 막으려 했습니다. 표 분산을 없애려고 만든 순위 선택 투표는 벌링턴과 알래스카에서 다수가 가장 선호한 후보를 먼저 떨어뜨렸습니다. 기바드와 새터스웨이트가 증명한 대로, 이 가운데 어느 것도 고칠 수 없는 실수가 아니라 어느 제도에나 있는 성질 입니다.
다음 편부터는 사례입니다. 서바이벌과 예능은 이 성질들을 일부러 극대화한 실험실입니다. 투표자가 열 명 남짓이고, 서로의 표를 짐작할 수 있으며, 표 하나가 곧 상금과 탈락으로 이어집니다. 『소사이어티 게임』의 반란, 『더 지니어스』의 대선 게임, 『피의 게임』의 추가 투표권, 『무한도전』의 차세대 리더 선거, 그리고 『서바이버』와 『트레이터스』의 동점 처리를 분류 흐름도로 읽습니다.
| 편 | 주제 |
|---|---|
| Part 1 | 콩도르세의 역설 |
| Part 2 | 애로의 불가능성 정리 |
| Part 3 (이 글) | 전략 투표와 분류 흐름도 |
| Part 4 | 서바이벌·예능의 투표 |
| Part 5 | 게임 속 투표 |
| Part 6 | 영화·드라마·만화·애니메이션 속 투표 |
References#
정리(定理)와 1950~2000년대 선거는 고전·역사 자료이고, 순위 선택 투표의 분석과 현황은 2022~2026년 자료입니다.
정리와 고전 문헌
- Allan Gibbard, “Manipulation of Voting Schemes: A General Result”, Econometrica 41(4): 587–601 (1973)
- Mark A. Satterthwaite, “Strategy-proofness and Arrow’s Conditions”, Journal of Economic Theory 10(2): 187–217 (1975)
- Maurice Duverger, Les partis politiques (1951), 영역 Political Parties (1954)
- Duncan Black, The Theory of Committees and Elections,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58) — 보르다의 “정직한 사람” 일화가 전해지는 경로
선거 자료
- 국가기록원, 역대 선거 정보 — 1987년 제13대 대선 득표
- The Green Papers, 2000-11-26 플로리다 인증 결과
- Maire-info, 헌법재판소 공식 발표 (2002-04-25) — 2002년 프랑스 대선 1차
- 한국일보, 「단일화 피말린 ‘숫자게임’ / ‘逆선택 무효화’ 기준 30.4%」 (2002-11-25)
- FairVote, “Kiss Wins in Instant Runoff Voting” (2009) 및 투표지 원자료 분석 — 벌링턴 2009
- Alaska Division of Elections, RCV Detailed Report, 2022 Special General
최신 분석과 현황
- Graham-Squire & McCune, 알래스카 2022 보궐선거의 콩도르세 실패와 비단조성 분석, arXiv:2209.04764
- Public Choice (2026) — 알래스카 2022 투표지 분석
- Alaska Public Media (2024-12-10), Ballotpedia News (2026-01-07) — 2024 폐지안 부결과 2026년 11월 재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