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의 역설 Part 6: 영화·드라마·만화 속 투표 — 오징어 게임에서 헌터×헌터까지, 그리고 전체 유형 분류표
이 글은 Claude Opus 5.5 를 이용해 초안이 작성되었으며, 이후 퇴고를 거쳤습니다.
들어가며#
서바이벌은 투표를 사건으로, 게임은 규칙으로 만들었습니다. 영화·드라마·만화는 투표를 극적인 순간 으로 만듭니다. 이야기에는 정해진 결말이 있으니, 작가는 그 결말로 가는 길에 표 하나를 정확히 놓습니다. 그래서 허구의 투표에는 Part 3 분류 흐름도의 극단적인 칸들, 곧 마지막 한 표, 만장일치, 끝나지 않는 결선 이 유난히 자주 나옵니다.
| 편 | 주제 |
|---|---|
| Part 1 | 콩도르세의 역설 — 다수결이 가위바위보가 될 때 |
| Part 2 | 애로의 불가능성 정리 — 완벽한 투표 제도는 없다 |
| Part 3 | 전략 투표 — 사표, 단일화, 결선의 함정, 그리고 분류 흐름도 |
| Part 4 | 서바이벌·예능의 투표 |
| Part 5 | 게임 속 투표 |
| Part 6 (이 글) | 영화·드라마·만화·애니메이션 속 투표, 전체 유형 분류표 |
1. 오징어 게임 — 마지막 한 표를 운영자가 쥔다#
1.1 시즌 1 (2021): 100 대 100#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 1 의 2화 「지옥」에서, 첫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끝나고 살아남은 사람은 201명이었습니다. 상우가 참가 동의서의 제3항 을 짚어 냅니다. 참가자 과반이 동의하면 게임을 중단 할 수 있다는 조항입니다. 참가자들은 한 명씩 나와 버튼을 누르고, 누적 결과가 전광판에 표시됩니다.
표는 100 대 100 까지 갔고, 마지막으로 남은 001번 오일남이 “중단” 을 누릅니다. 101 대 100. 게임은 멈추고 모두 집으로 돌아갑니다. 시즌 마지막에 오일남이 이 게임을 만든 사람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 이 장면은 다르게 보입니다. 결정표를 쥔 사람이 투표자가 아니라 게임의 운영자 였던 것입니다.
1.2 시즌 2 (2024): 182 대 182#
시즌 2 는 이 장치를 규칙으로 만들었습니다. 매 게임이 끝날 때마다 계속(O)할지 중단(X)할지 투표하고, 중단하면 그때까지 쌓인 상금을 살아 있는 사람 수대로 나눕니다. 사람이 죽을수록 상금이 커지니, 죄수의 딜레마 Part 5에서 본 대로 상대편 투표자가 줄어드는 것이 이득이 되는 구조입니다.
3화 「001」의 첫 투표에서 표는 182 대 182 로 갈렸고, 마지막 투표자는 이번에도 001번이었습니다. 그는 참가자로 위장한 프론트맨 인호였고, O 를 눌러 게임을 계속시켰습니다. 이후 다른 투표에서 동점이 나자 결정은 다음 날 재투표로 미뤄졌고, 그 밤 숙소에서는 유혈 충돌이 벌어집니다. 동점 처리 규칙이 투표를 폭력으로 바꾼 장면입니다.
분류로는 결정표형 입니다. 그리고 두 시즌 모두 결정표의 주인을 정한 것은 투표 순서 였습니다. 번호가 큰 쪽부터 투표하면 001번은 언제나 마지막에, 결과가 거의 다 보인 상태에서 표를 던집니다. Part 1에서 순서를 정하는 사람이 결과를 정한다고 했는데, 『오징어 게임』은 순서를 정한 운영자가 그 마지막 자리에 직접 앉은 이야기입니다. 의제 통제형과 결정표형이 한 사람에게 겹친 셈입니다.
2. 12인의 성난 사람들 (1957) — 만장일치는 한 사람의 거부권이다#
레지널드 로즈가 1954년 TV 극으로 쓰고 시드니 루멧이 1957년 영화로 만든 『12인의 성난 사람들』은 배심원실 하나에서 벌어지는 투표 영화입니다. 살인 혐의를 받은 소년의 평결은 만장일치 여야 하고, 유죄면 사형입니다.
첫 거수 투표는 유죄 11 대 무죄 1 입니다. 헨리 폰다가 연기한 8번 배심원 혼자 무죄에 손을 듭니다. 8번은 제안합니다. 자신은 빠질 테니 나머지 열한 명이 비밀 투표 를 하고, 모두 유죄라면 따르겠다고. 그 비밀 투표에서 무죄가 한 표 나옵니다. 9번 노인입니다. 이후 표는 9 대 3, 8 대 4 를 지나 6 대 6 으로 갈리고, 마침내 3번 배심원 혼자 유죄로 남았다가 12 대 0 무죄 로 끝납니다.
분류로는 문턱형 입니다. 만장일치는 과반보다 높은 문턱의 끝이고, 그 문턱은 한 사람에게 거부권 을 줍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11명의 다수를 붙잡아 둔 것은 설득이 아니라 이 규칙이었습니다. 그리고 첫 이탈자가 비밀 투표 에서 나왔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공개 거수에서는 동조 압력 때문에 나오지 못한 표가, 이름을 숨기자 나왔습니다. Part 4의 『피의 게임』이 비밀 투표의 기록을 공개해 반대 방향을 보여 줬다면, 이 영화는 비밀 투표가 무엇을 지키는지를 보여 줍니다.
3. 라이어 게임 — 다수가 지는 투표#
가이타니 시노부의 만화 『라이어 게임』의 2회전 「소수결(少数決)」은 다수결을 뒤집은 게임입니다. 참가자 22명이 예·아니오 질문에 투표하고, 소수파가 살아남고 다수파가 탈락 합니다. 동수면 무효로 다시 투표하고, 한두 명이 남을 때까지 반복합니다.
아키야마의 해법은 팀을 짜서 매번 정확히 반으로 나눠 투표하는 것입니다. 팀원 일부는 반드시 소수파에 남으므로 팀은 끝까지 살아남고, 마지막에 남은 한 명이 상금을 받아 나누기로 계약을 맺습니다. 문제는 팀 안에 숨은 배신자가 있다는 것이고, 이야기는 그 배신자를 찾는 쪽으로 흘러갑니다.
이 게임은 분류 흐름도의 표 분산형 을 거꾸로 씁니다. 보통의 단순 다수 투표에서는 표가 갈리면 집니다. 소수결에서는 표를 일부러 갈라야 삽니다. 그리고 그 가르기를 조직할 수 있는 블록이 결과를 지배합니다. Part 5의 마피아가 표를 뭉쳐 이겼다면, 아키야마의 팀은 표를 나눠 이깁니다. 어느 쪽이든 조직된 소수가 흩어진 다수를 이긴다 는 같은 원리입니다.
같은 작품에는 다른 투표 게임도 있습니다. 드라마판의 패자부활전 「리스트라 게임」은 다음 라운드에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 투표해 가장 적게 받은 사람이 탈락 하는 게임으로, 표를 사고파는 약속이 허용됩니다(표의 무게형). 2014년 tvN 의 한국판 『라이어 게임』에는 원작에 없던 「대통령 게임」이 들어가, 참가자들이 데려온 대표 후보를 놓고 세 번 투표하며 뽑힌 대표가 게임 머니 배분과 탈락자 선정권을 가졌습니다. Part 4의 『소사이어티 게임』 리더와 같은 구조입니다.
4. 헌터×헌터 — 95% 가 투표할 때까지 끝나지 않는 선거#
토가시 요시히로의 『헌터×헌터』에서 헌터 협회장 네테로가 죽은 뒤, 제13대 회장 선거가 열립니다. 네테로는 영상 유언으로 모든 헌터가 투표하고, 투표율이 95% 미만이면 무효로 다시 투표 하라고 남겼습니다. 세부 방식은 간부 십이지가 각자 써 낸 안 가운데 추첨 으로 정해졌고, 뽑힌 것은 곤의 아버지 진의 안이었습니다.
| 진의 규칙 | 내용 |
|---|---|
| 피선거권 | 모든 헌터가 후보이자 유권자 |
| 당선 요건 | 1위가 과반 을 얻어야 한다 |
| 결선 | 과반이 없으면 상위 16명으로 다시 투표하고, 이후 매번 절반으로 줄인다 |
| 정족수 | 투표율이 95% 미만이면 그 회차를 다시 한다 |
| 기명 | 이름을 쓰지 않은 표는 무효 |
선거는 쉽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스스로 나선 적도 없는 레오리오가 진을 때린 장면 하나로 지지를 모으며 판을 흔들었고, 탈락한 세력들은 유력 후보 파리스톤을 막으려고 레오리오에게 표를 몰아주기도 합니다. 결국 파리스톤이 당선되지만, 그는 당선 직후 회장직을 내려놓고, 부회장 체들이 회장이 됩니다.
분류로는 결선형 입니다. 떨어질 때마다 그 후보의 지지층이 어디로 가느냐가 다음 회차를 정하고, 떨어진 쪽이 킹메이커가 됩니다. 여기에 95% 정족수라는 문턱형 이 겹쳐 선거를 끝없이 반복시킵니다. 이 에피소드에는 이 시리즈의 이론이 거의 다 들어 있습니다. 규칙을 추첨으로 정했다는 것은 Part 1의 “세는 방법이 결과를 정한다” 를 작가가 정면으로 비튼 설정이고, 이긴 사람이 결과를 넘겨 버린 결말은 Part 4의 “투표는 의제를 쥘 사람을 뽑을 뿐” 과 같습니다.
5. 킹메이커 (2022) — 1970년 신민당 경선의 결선#
변성현 감독, 설경구·이선균 주연의 영화 『킹메이커』는 김대중을 모델로 한 정치인 김운범과 그의 선거 참모 서창대(실존 인물 엄창록이 모델)의 이야기입니다. 영화가 그린 시기의 실제 사건 가운데 투표 이론의 교과서 같은 장면이 1970년 9월 29일 신민당 대통령 후보 지명대회 입니다.
| 투표 | 김영삼 | 김대중 | 무효 |
|---|---|---|---|
| 1차 | 421 | 382 | 82 |
| 2차 (결선) | 410 | 458 | 16 |
1차에서 김영삼이 앞섰지만 과반에 22표가 모자랐습니다. 무효표 82표의 대부분은 3위 세력인 이철승계가 던진 백지표였습니다. 2차에서 이철승계가 김대중 쪽으로 움직였고, 결과가 뒤집혔습니다.
분류로는 전형적인 결선형 입니다. 1차에서 백지를 던진 3위 세력이, 결선에서 표를 어디로 옮기느냐로 승자를 정했습니다. Part 3의 벌링턴과 알래스카에서 먼저 떨어진 후보의 표가 당선자를 정한 것과 같은 구조이고, 영화의 제목이 정확히 그 역할의 이름입니다.
6. 링컨 (2012) — 3분의 2 를 두 표 넘기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링컨』은 노예제를 폐지하는 수정헌법 제13조의 하원 통과를 그립니다. 헌법 개정에는 3분의 2 찬성이 필요합니다. 1865년 1월 31일의 실제 표결은 찬성 119, 반대 56, 불참 8 이었고, 출석 175명의 3분의 2 인 117표를 두 표 넘겼습니다. 영화는 링컨 행정부가 관직 약속 같은 수단까지 써서 한 표 한 표를 모으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분류로는 문턱형 입니다. 3분의 2 라는 문턱이 반대하는 3분의 1 남짓에게 거부권을 주고, 그 문턱을 넘기 위한 표 확보가 이야기 전체가 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영화는 코네티컷 의원 두 명이 반대표를 던지는 것으로 그렸지만 실제로는 코네티컷 의원 네 명이 모두 찬성했습니다. 각본가 토니 쿠슈너도 이 각색을 인정했습니다. 근소한 표결을 더 근소하게 보이려 한 것입니다.
7. 헝거 게임: 모킹제이 — 3 대 3 에서 던진 마지막 한 표#
수잰 콜린스의 소설 『모킹제이』(2010) 26장에서, 혁명이 끝난 뒤 코인 대통령은 살아남은 우승자 일곱 명에게 묻습니다. 캐피톨 지도층의 자녀들로 마지막 헝거 게임 을 열 것인가. 조해나와 이노바리아가 찬성, 피타와 애니와 비티가 반대합니다. 캣니스는 “프림을 위해” 찬성합니다. 3 대 3. 마지막 헤이미치가 “모킹제이와 함께하겠다” 며 찬성하고, 4 대 3 으로 가결됩니다.
분류로는 결정표형 입니다. 3 대 3 에서 마지막 투표자가 결과를 정한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의 001번과 같고, 헤이미치의 표는 자기 판단 대신 다른 사람의 판단을 따르는 표 라는 점이 다릅니다. 캣니스의 찬성이 코인의 신뢰를 얻으려는 계산이었다는 해석도 있지만, 소설은 그것을 직접 말하지 않습니다.
8. 실력지상주의 교실 — 칭찬 세 표, 비판 세 표, 그리고 만장일치#
기누가사 쇼고의 라이트 노벨 『어서 오세요 실력지상주의 교실에』에는 투표로 퇴학자를 정하는 시험이 두 번 나옵니다.
- 1학년편 10권 「클래스 내 투표」: 각자 같은 반에서 칭찬할 세 명과 비판할 세 명 을 골라 투표하고, 그 결과로 반마다 한 명이 퇴학합니다. 지지와 반대를 함께 세는 방식은 Part 2의 승인 투표에 반대표를 더한 모양이고, 반 안의 연합이 비판표를 한 사람에게 몰 수 있다는 점에서 표 분산형 입니다. 2024년 애니메이션 3기에도 이 시험이 나옵니다.
- 2학년편 5권 「만장일치 특별시험」: 반 전원의 의견이 같아질 때까지 투표를 반복 합니다. 마지막 과제에서 퇴학자를 내는 쪽으로 기울고, 주인공 아야노코지가 사쿠라 아이리를 지목해 사쿠라가 퇴학합니다. 만장일치라는 문턱형 이 『12인의 성난 사람들』에서는 한 사람의 거부권이었다면, 여기서는 반복 투표 끝에 남은 마지막 반대자를 꺾는 압력 이 됩니다.
같은 작품 안에서 두 규칙이 정반대의 결과를 만든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만장일치는 한 사람을 지켜 줄 수도 있고, 한 사람을 고립시킬 수도 있습니다.
9. 그 밖의 작품들#
『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1999): 아미달라 여왕은 원로원에서 발로럼 의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 를 제안합니다. 그렇게 하라고 권한 사람은 팔파틴 의원이었고, 그는 이 사태가 자기에게 동정표 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팔파틴이 최고의장이 됩니다. 남에게 안건을 올리게 하고 그 결과를 거두는 의제 통제형 의 교과서입니다.
『일렉션』(1999):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고교 학생회 선거 영화입니다. 모범생 트레이시, 그를 막으려고 교사가 내세운 폴, 그리고 선거 자체를 조롱하려고 출마한 폴의 여동생 태미의 3자 구도입니다. 트레이시가 한 표 차 로 이기는데, 폴은 예의상 자기 대신 트레이시에게 투표했습니다. 자기에게 투표했다면 동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교사가 트레이시의 표 두 장을 몰래 버려 결과를 뒤집으려다 들킵니다. 표 분산, 결정표, 개표 조작이 한 영화에 다 있습니다.
『스윙 보트』(2008): 미국 대선이 뉴멕시코주의 결과에 달렸는데 주 득표가 동점 이고, 기계 오류로 기록되지 않은 한 사람의 표가 재투표로 대통령을 정하게 됩니다. 두 후보 진영이 열흘 동안 그 한 사람에게 구애합니다. Part 2의 “결정적인 한 사람” 을 코미디로 만든 영화입니다.
10. 전체 유형 분류표#
Part 1~3 의 현실 사례와 Part 4~6 의 모든 장면을 분류 흐름도의 유형별로 묶으면 이렇습니다.
| 유형 | 무엇이 결과를 정하나 | 현실 (Part 1~3) | 서바이벌·예능 (Part 4) | 게임 (Part 5) | 영화·드라마·만화 (Part 6) |
|---|---|---|---|---|---|
| 표의 무게형 | 표를 사고, 더 받고, 지우는 힘 | — | 더 지니어스 대선 게임·충신과 역적, 피의 게임 추가 투표권, 서바이버 면책 우상 | 트와일라잇 임페리움, AKB48 총선거 | 라이어 게임 리스트라 게임 |
| 결정표형 | 마지막 한 표, 동점 규칙 | — | 소사이어티 게임 반란, 서바이버 동점, 트레이터스 상자 | 어몽 어스 | 오징어 게임 S1·S2, 모킹제이, 스윙 보트, 일렉션 |
| 문턱형 | 과반 초과·만장일치·정족수 | — | 트레이터스 엔드게임 | 레지스탕스, 시크릿 히틀러, 트위치 플레이즈 포켓몬 | 12인의 성난 사람들, 링컨, 실력지상주의 만장일치 시험 |
| 안전한 다수결 | 둘 중 하나의 과반 | — | 더 커뮤니티 종신 리더 | — | — |
| 의제 통제형 | 무엇을 어떤 순서로 올리나 | 파월 수정안(라이커의 해석, 논쟁 중) | 빅 브라더 HoH, 소사이어티 게임 탈락자 지목 | — |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 표 분산형 | 갈렸느냐 뭉쳤느냐 | 1987 한국 대선, 2000 플로리다, 2002 프랑스, 2002 단일화 | 무한도전 선택 2014 | 마피아·늑대인간 | 라이어 게임 소수결, 실력지상주의 클래스 내 투표 |
| 결선형 | 떨어진 쪽의 표가 어디로 가나 | 벌링턴 2009, 알래스카 2022 | — | (킹메이커 문제) | 헌터×헌터 회장 선거, 킹메이커 / 1970 신민당 경선 |
표에서 세 가지가 보입니다.
첫째, 안전한 다수결 칸은 거의 비어 있습니다. 하나뿐인 『더 커뮤니티』의 사례도, 이야기가 된 것은 투표 자체가 아니라 그 앞의 킹메이커와 그 뒤의 면제권 양도였습니다. 메이의 정리가 보장하는 문제없는 투표는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가 기억하는 투표 장면은 거의 모두 역설이 작동한 장면 입니다.
둘째, 매체마다 좋아하는 칸이 다릅니다. 현실 선거는 표 분산과 결선, 서바이벌은 결정표와 표의 무게, 게임은 문턱, 허구는 결정표와 문턱 입니다. 현실은 수백만 명이 투표하니 한 표가 결정하는 일이 드물고, 대신 후보와 진영의 구도가 결과를 정합니다. 서바이벌과 허구는 투표자가 적어 한 표가 결정하는 순간을 만들기 쉽습니다. 게임은 매 판 반복되는 규칙이라, 다수가 정하지 못할 때의 처리, 곧 문턱을 반드시 설계해야 합니다.
셋째, Part 1 의 주인공 콩도르세 순환은 어느 칸에도 직접 나오지 않습니다. 사례 편을 시작할 때 예고한 대로, 순환은 장면이 아니라 배경입니다. 순환이 있으면 순서를 정하는 사람이 이기고(의제 통제형), 결선에서 누가 먼저 떨어지느냐가 결과를 바꾸며(결선형), 세는 방법에 따라 당선자가 달라집니다(표 분산형). 순환은 이 칸들의 권력이 어디서 오는지 를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11. 네 시리즈를 마치며#
이 블로그는 죄수의 딜레마, 트롤리 딜레마, 달러 경매, 그리고 투표의 역설을 차례로 다뤘습니다. 서바이벌의 같은 장면들을 네 번 다른 눈으로 본 셈입니다.
| 시리즈 | 묻는 것 | 함정의 모양 |
|---|---|---|
| 죄수의 딜레마 | 협력할 것인가 | 각자에게 합리적인 선택이 모두를 손해 보게 한다 |
| 트롤리 딜레마 | 누구를 희생시킬 것인가 | 같은 숫자의 선택이 방법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
| 달러 경매 | 언제 그만둘 것인가 | 매번 합리적인 한 걸음이 멈출 수 없는 확전이 된다 |
| 투표의 역설 (이 시리즈) | 어떻게 모을 것인가 | 각자는 앞뒤가 맞는데 모으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
네 시리즈의 함정은 모두 같은 틈에서 나옵니다. 개인에게 옳은 것을 모았을 때 집단에게 옳은 것이 되지 않는다 는 틈입니다. 죄수의 딜레마에서는 이익이, 달러 경매에서는 매 순간의 계산이, 투표의 역설에서는 선호가 그렇습니다. 트롤리 딜레마는 그 반대편에서, 집단을 위한 계산이 개인의 직관과 어긋나는 순간을 보여 줬습니다. 서바이벌이 이 네 가지를 끝없이 재활용하는 이유는, 그것이 프로그램의 장치이기 전에 사람이 함께 무언가를 정할 때마다 생기는 구조 이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허구의 투표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작가는 마지막 한 표를 어디에 둘지 정하는 사람이다” 입니다. 『오징어 게임』은 그 표를 운영자에게, 『12인의 성난 사람들』은 끝까지 버틴 한 사람에게, 『모킹제이』는 남의 판단을 따르겠다는 사람에게, 『헌터×헌터』는 끝내 결과를 넘겨 버린 당선자에게 줬습니다. 그리고 이 시리즈가 여섯 편에 걸쳐 본 것은, 현실의 제도도 결국 같은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제도도 마지막 한 표의 자리를 비워 둘 수 없고, 그 자리를 누구에게 줄지는 수학이 아니라 우리가 정합니다.
| 편 | 주제 |
|---|---|
| Part 1 | 콩도르세의 역설 |
| Part 2 | 애로의 불가능성 정리 |
| Part 3 | 전략 투표와 분류 흐름도 |
| Part 4 | 서바이벌·예능의 투표 |
| Part 5 | 게임 속 투표 |
| Part 6 (이 글) | 영화·드라마·만화·애니메이션 속 투표, 전체 유형 분류표 |
References#
작품의 줄거리는 영어 위키백과와 각 작품의 회차·장 정리, 출판사 소개로 확인했습니다. 회차 집계 수치 가운데 공식 출처가 없는 것은 본문에서 쓰지 않았습니다.
- Squid Game season 1 · season 2 — Wikipedia; Collider, Episode 2 recap — 제3항, 100 대 100; TVLine, Season 2 Episode 3 — 182 대 182 와 001번
- 12 Angry Men (1957 film) — Wikipedia; GradeSaver study guide — 표의 흐름
- 少数決ゲーム — ピクシブ百科事典 — 라이어 게임 2회전 규칙; The TVDB, Liar Game (KR) — 한국판 대통령 게임
- Hunter Chairman Election — Hunterpedia — 진의 규칙, 95% 투표율 (원작 요약)
- 뉴시스, 1970년 신민당 후보 지명대회 (2016-02-27); 파이낸셜뉴스 기사 (2016-02-28) — 421 대 382, 458 대 410
- 데일리안, 『킹메이커』 기사; 서울신문 2022-01-26 — 영화의 실화 배경
- The Huntington, U.S. Constitution — 13th Amendment; ABC News, “Screenwriter Admits ‘Lincoln’ Inaccuracy” (2013-02)
- SparkNotes, Mockingjay chapter 26; LitCharts chapter 26
- KADOKAWA, 『ようこそ実力至上主義の教室へ』 10권 · 2학년편 5권
- Election (1999 film) · Swing Vote (2008 film) — Wikipedia; Padmé Amidala — StarWars.com Data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