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Claude Opus 5.5 를 이용해 초안이 작성되었으며, 이후 퇴고를 거쳤습니다.

2008년 9월 20일 토요일, 베를린 미테의 예술 공간 Kunsthaus Tacheles 안에 있던 bootlab 에 로그라이크 개발자 아홉 명쯤이 모였습니다. Usenet 의 로그라이크 개발 게시판 사람들이 기획한 첫 모임이었고, 행사 이름은 그날 International Roguelike Development Conference, 줄여서 IRDC 로 정해졌습니다. 일주일 뒤 참석자 Jeff Lait 가 게시판에 토론 결과를 올렸습니다. 제목은 “The Berlin Interpretation”, 첫 원칙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로그라이크는 장르를 가리키는 말이지, 그저 Rogue 와 닮았다는 뜻이 아니다.

Part 1 에서 본 것처럼 로그라이크라는 이름은 1993년 Usenet 에서 “Rogue 같은 게임"을 묶으려고 붙인 것이었습니다. 15년 뒤 그 이름을 쓰던 개발자들이 직접 뜻을 다시 정한 것이고, 그 정의는 나오자마자 장르를 넓히려는 인디 게임들과 부딪히기 시작했습니다.

베를린의 체크리스트#

베를린 해석(Berlin Interpretation)은 처음부터 정답표가 아니라 점수표로 만들어졌습니다. 출발점은 로그라이크 소식 사이트 Temple of the Roguelike 를 운영하던 Slash 가 올려 둔 13개 항목이었고, 참석자들은 그것을 대부분 새로 썼습니다. 장르를 대표하는 정전(canon)으로 ADOM, Angband, Crawl, NetHack, Rogue 다섯 편을 꼽고, 어떤 게임이 이들과 얼마나 닮았는지를 재는 데 쓰라고 했습니다. 몇 항목이 빠졌다고 로그라이크가 아닌 것도 아니고, 몇 항목을 갖췄다고 로그라이크인 것도 아니라는 단서도 달았습니다. 목적은 커뮤니티가 자기들이 무엇을 연구하는지 더 잘 이해하는 것이며 개발자나 게임에 제약을 거는 것이 아니라고 적었습니다.

높은 가치 항목원문이 설명하는 뜻
무작위 환경 생성세계를 무작위로 만든다. 고정된 줄거리와 퍼즐은 무작위성을 깎는다
퍼머데스첫 캐릭터로 이길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불러온 저장 파일은 지운다
턴제명령 하나가 행동 하나이고,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
격자세계는 균일한 타일이고, 몬스터와 플레이어는 크기와 상관없이 한 칸
단일 모드이동과 전투와 그 밖의 행동이 같은 화면, 같은 모드에서 일어난다
복잡성흔한 목표에도 여러 해법이 있을 만큼 아이템과 몬스터가 얽힌다
자원 관리식량이나 회복 물약처럼 한정된 자원을 아껴 쓴다
핵앤슬래시몬스터를 많이 죽이는 것이 중요하다
탐험과 발견던전을 뒤지고 미확인 아이템의 정체를 매 게임 새로 알아낸다

낮은 가치 항목으로는 캐릭터 하나만 조종한다는 것, 몬스터도 플레이어와 같은 규칙을 따른다는 것, 아스키 화면, 방과 복도로 된 던전, 수치를 그대로 보여 준다는 것 등이 붙었습니다.

이 표를 정전에 그대로 대 보면 재미있는 일이 생깁니다. 단일 모드 항목의 위반 사례로 원문이 직접 든 것이 ADOM 의 지상 지도와 Angband, Crawl 의 상점입니다. 정전으로 꼽은 게임들도 만점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John Harris 는 GameSetWatch 의 칼럼에서 이 항목들로 점수를 매겨 봤는데, Crawl 과 NetHack 이 60점 만점에 57.5점, Diablo 가 그 절반쯤이었다고 합니다.

같은 해 겨울의 Spelunky#

베를린 해석이 게시판에 오르고 석 달 뒤인 2008년 12월 21일, Derek Yu 가 인디 게임 포럼 TIGSource 에 무료 게임 하나를 올렸습니다. Game Maker 로 만든 횡스크롤 플랫포머 Spelunky 입니다. 동굴은 들어갈 때마다 새로 생기고,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습니다. 위키백과가 정리한 Yu 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로그라이크의 무작위 생성과 퍼머데스에는 끌렸지만 턴제 던전 탐험에는 끌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실시간으로 뛰고 매달리는 게임에 앞의 둘만 가져왔습니다. 베를린 해석의 턴제와 격자 항목을 처음부터 버린 것입니다.

Spelunky 는 2012년 7월 Xbox Live Arcade 로, 2013년 8월에는 Steam 으로 다시 나왔습니다. 콘솔판을 권한 사람은 Jonathan Blow 였습니다. 그 뒤 몇 년 동안 나온 인디 로그라이크의 개발자들은 영향을 받은 게임으로 이 게임을 자주 꼽았습니다. Isaac 의 McMillen 은 실시간 조작의 본보기로, Enter the Gungeon 의 리드 디자이너는 영향을 준 게임 중 하나로 Spelunky 를 들었고, Rogue Legacy 형제는 Spelunky 를 기준 삼아 자기 게임의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젤다의 던전에 주사위를 넣다#

Edmund McMillen 과 Florian Himsl 의 The Binding of Isaac 은 2011년 9월 28일 Steam 에 나왔습니다. McMillen 이 2012년 Game Developer 잡지에 쓴 포스트모템을 보면, 이 게임은 1주짜리 게임 잼에서 시작해 파트타임으로 석 달 정도 만에 완성됐습니다. McMillen 이 디자인과 이야기를, Himsl 이 프로그래밍을 맡았습니다.

뼈대는 젤다 1편의 던전입니다. 열쇠와 폭탄으로 방을 하나씩 열어 가고, 던전마다 아이템을 하나 얻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로그라이크의 무작위 던전과 퍼머데스를 얹었고, 실시간 조작은 Spelunky 를 본보기로 삼았습니다. McMillen 은 무작위 던전과 아이템 분배가 젤다식 구조에 큰 추가 작업 없이 맞아떨어졌다고 썼습니다. 처음에는 하루 100~200장이 팔렸는데 다섯 달째부터 오르기 시작해 일곱 달째에는 하루 평균 1,500장을 넘었고, 첫해에 PC 와 맥으로 100만 장 넘게 팔렸습니다.

2014년의 리메이크 Rebirth 는 Steam 소개문에서 스스로를 로그라이크 요소가 강한 무작위 생성 액션 RPG 슈터라고 부릅니다. 이 게임은 2026년 7월 Steam 여름 할인 때 동시 접속 15만 6천 명을 넘겨 자기 최고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나온 지 12년 된 게임입니다.

함장의 의자#

FTL: Faster Than Light 는 2K 상하이에서 일하던 Justin Ma 와 Matthew Davis 의 두 사람 회사 Subset Games 가 만들었습니다. 2012년 2월 Kickstarter 에서 1만 달러를 목표로 모금을 시작해 20만 543달러를 모았고, 그해 9월 14일 출시했습니다. 우주선 한 척을 몰고 무작위로 생성된 은하를 건너는 게임입니다.

2013년 Game Developer 인터뷰에서 Ma 는 로그라이크가 어렵지만 공정하게 느껴지고, 실수에 대한 가혹한 벌이 다른 게임에 없는 긴장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Davis 는 뻔한 답이 없는 상황을 만드는 무작위성을 꼽으면서, 정해진 궤도를 따라가는 느낌이 없다는 점을 좋아했습니다. 두 사람은 플레이어를 조종석이 아니라 함장의 의자에 앉히고 싶었다고 합니다.

FTL 은 지금도 Steam 소개문에서 자기를 우주선 시뮬레이션 “roguelike-like” 라고 부릅니다. 로그라이크 같은 것 같은 게임이라는, 조금 멋쩍은 이름입니다. 2018년 Subset 은 FTL 의 임무 구조는 그대로 두고 전투를 퍼즐처럼 바꾼 Into the Breach 를 냈습니다. 적의 공격이 미리 표시되는 8x8 격자에서 싸우는 이 게임의 Steam 소개문에는 로그라이크라는 단어가 아예 없습니다.

죽으면 자식이 잇는다#

토론토의 Kenny Lee 와 Teddy Lee 형제가 만든 Rogue Legacy 는 2013년 6월 27일에 나왔습니다. 주인공이 죽으면 그 자식 중 하나가 성에 다시 들어갑니다. 자식마다 색맹이나 왜소증 같은 특성이 무작위로 붙고, 앞 세대가 모은 금으로 저택을 고쳐 능력치와 직업을 영구히 해금합니다. 남은 금은 성에 들어갈 때 카론에게 통행료로 내야 해서, 금을 쌓아 두는 길도 막혀 있습니다.

Steam 소개문은 이 게임을 “genealogical rogue-LITE”, 족보형 로그라이트라고 부릅니다. 대문자로 강조한 LITE 에 개발자의 의도가 그대로 보입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Teddy Lee 는 Spelunky 나 The Binding of Isaac 과 비교해 영구적인 진행을 허용하는 너그럽고 접근하기 쉬운 게임을 목표로 했습니다. 2014년 GDC 강연에서 Kenny Lee 는 개발비가 1만 4,878달러, 개발 기간이 1년 반쯤이었고, 출시 한 시간이 안 돼 개발비를 회수했으며 일주일쯤 만에 10만 장이 팔렸다고 밝혔습니다.

로그라이트라는 말을 누가 처음 썼는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흔히 Rogue Legacy 를 기원으로 꼽지만, 2008년에 이미 “RogueLite” 라는 이름의 무료 게임이 있었고 그 이전 포럼 용례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Temple of the Roguelike 의 Slash 는 2018년 포럼에서 Rogue Legacy 가 처음 썼거나 적어도 이 말을 퍼뜨린 쪽 같다고 썼습니다. 그 정도가 지금 말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스스로 붙인 이름표#

2010년대 초중반의 히트작들을 Steam 소개문에 적힌 자기소개로 늘어놓으면 이름이 얼마나 흩어져 있었는지 한눈에 보입니다.

게임출시만든 곳Steam 소개문의 자기소개
Spelunky2008 무료판, 2013 SteamDerek Yu, Mossmouth무작위 레벨이라고만 쓴다. 속편 소개문은 원작을 “a roguelike classic” 이라 부른다
The Binding of Isaac: Rebirth2011 원작, 2014Edmund McMillen, Nicalis로그라이크 요소가 강한 무작위 생성 액션 RPG 슈터
FTL2012Subset Games우주선 시뮬레이션 roguelike-like
Rogue Legacy2013Cellar Door Games족보형 rogue-LITE
Risk of Rain2013Hopoo Games로그라이크 요소가 있는 액션 플랫포머
Darkest Dungeon2016Red Hook Studios고딕 로그라이크 턴제 RPG
Enter the Gungeon2016Dodge Roll탄막 던전 크롤러
데드 셀2018Motion Twin메트로배니아에서 영감받은 로그라이트 액션 플랫포머
Into the Breach2018Subset Games매번 새로 무작위 생성되는 도전이라고만 쓴다

Darkest Dungeon 의 한국어 소개문은 영어 원문에 있는 로그라이크라는 말을 빼고 “고딕풍의 턴제 기반 RPG” 로 옮겼습니다. 같은 게임도 언어에 따라 이름표가 달라진 셈입니다.

이 무렵 게임들은 조금씩 다른 자리를 비틀었습니다. 워싱턴 대학 학생 둘이 만든 Risk of Rain 은 시간이 흐를수록 난이도가 올라가게 해, 경험치를 더 쌓을지 서둘러 다음 단계로 갈지를 계속 저울질하게 했습니다. Vlambeer 의 Nuclear Throne 은 개발 과정 자체를 Twitch 로 일주일에 두 번씩 방송했습니다. 2014년 GDC 강연 시점까지 38주 동안 빌드 38개를 냈다고 합니다. Darkest Dungeon 은 런 전체 대신 영웅 하나하나가 영구히 죽고 스트레스로 무너지게 했습니다. Kickstarter 에서 31만 3천 달러 넘게 모은 이 게임은 2016년 11월에 100만 장, 2022년 말에는 본편만 600만 장을 넘겼습니다.

이름 싸움#

2013년은 로그라이크라는 말을 두고 블로그 글이 연달아 나온 해였습니다. 5월 14일, 로그라이크 개발자 Darren Grey 가 자기 블로그에 “Screw the Berlin Interpretation!” 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아스키 화면이나 던전 같은 항목은 미적 선택일 뿐이라 그걸 더한다고 더 로그라이크다워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습니다. 제약이 아니라는 단서는 소용이 없고, 개발자는 점수를 맞추려 들고 게이머는 남의 게임을 배제하는 몽둥이로 쓴다고 했습니다. 그가 든 예가 FTL 입니다. 시간 체계를 새로 다룬 게임이 턴제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격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글은 로그라이크 르네상스 만세라는 외침으로 끝납니다.

11월 19일에는 Kitfox Games 의 Tanya X. Short 가 Game Developer 블로그에 “Never Say Roguelike” 를 썼습니다. 로그라이크라는 말은 부정확하고, 기대를 오도하고, 던전 테마를 암시하고, 아는 사람만 알아듣는다는 비판이었습니다. 그는 “GTA 클론” 이 결국 “샌드박스” 라는 서술형 이름으로 바뀐 전례를 들면서, 하나의 대체어 대신 상황에 맞는 단어를 쓰자고 제안했습니다. 기존 장르에 반복 플레이용 절차적 생성을 더한 게임에는 “Shuffled” 라는 말을 붙여 보자고도 했습니다.

2주 뒤 Lars Doucet 이 같은 블로그에 “On Procedural Death Labyrinths” 를 올려 절차적 죽음의 미궁, 줄여서 PDL 이라는 이름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기존 용어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Spelunky 나 FTL 같은 게임을 한데 부를 말이 필요하다는 데는 분명히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이틀 뒤 Dustin Anglin 이 반론을 올렸습니다. 제목은 “You should say roguelike more often” 이었고, “X-like” 라는 이름은 우리가 좋아하는 게임에 보내는 “one word love letters” 라고 썼습니다.

PDL 은 Steam 태그가 되지 못했습니다. 지금 Steam 에 남아 있는 것은 Roguelike 와 Roguelite 입니다.

손으로 만든 조각을 섞다#

데드 셀은 2017년 5월 Steam 앞서 해보기로 나와 2018년 8월 정식 출시됐습니다. 프랑스의 노동자 협동조합 Motion Twin 이 만든 이 게임은 로그라이크와 메트로배니아를 합친 “roguevania” 라는 말로 알려졌습니다. 2018년 PCGamesInsider 인터뷰에서 Steve Filby 는 이 말을 아트 디렉터가 농담하다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리드 디자이너 Sébastien Bénard 가 2017년에 쓴 레벨 디자인 글은 이 시기 인디 로그라이크가 절차적 생성을 고른 이유를 가장 솔직하게 말해 줍니다. 처음에는 레벨을 손으로 만들었는데, 팀이 작아서 제대로 끝낼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절차적 생성으로 갔고, 그 덕에 반복 플레이 가치가 커지고 레벨을 외우는 대신 적에 반응하는 전투에 초점이 갔습니다. 그런데 완전히 무작위로 만든 레벨은 앞뒤가 맞지 않았습니다. 결국 Spelunky 에서 영감을 얻어, 손으로 만든 방 조각을 절차적으로 배치하는 혼합형으로 정착했습니다. Filby 는 무작위와 손질의 비율을 반반쯤으로 잡았다고 했습니다. Enter the Gungeon 도 방은 손으로 만들어 테스트하고 연결만 무작위로 했습니다.

무작위로 만든 던전이라는 말에서 흔히 떠올리는 것과 달리, 이 시기 히트작들의 던전은 대부분 사람이 만든 조각을 기계가 섞은 것이었습니다. Rogue 가 정해진 퍼즐에 질려 던전 짓기를 프로그램에 맡겼다면, 30여 년 뒤의 개발자들은 프로그램이 혼자 지은 던전이 앞뒤가 맞지 않아 다시 손을 댄 셈입니다. 데드 셀은 2023년 6월 1,000만 장을 넘겼습니다.

같은 무렵 Mega Crit 의 Slay the Spire 가 덱빌딩과 로그라이크를 묶었고, 그 이야기는 카드 게임의 계보 Part 2 에 적었습니다.

게임 하나의 이름을 장르로 부르는 버릇#

2022년 4월 Valve 는 Steam 의 로그라이크 할인 행사를 앞두고 “Going Rogue: A crash course in a confusing (sub) genre” 라는 해설을 올렸습니다. 헷갈린다는 걸 안다고 털어놓는 이 글은 로그라이트를 퍼머데스가 그렇게까지 영구적이지는 않은 게임, 죽어도 점수나 업그레이드를 들고 갈 수 있는 게임으로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기술적으로는 로그라이트인 게임이 늘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여전히 로그라이크를 우산 같은 이름으로 쓴다고 인정합니다. 이 해설이 소개한 베를린 해석의 높은 가치 항목은 8개였습니다. 탐험과 발견이 빠져 있었습니다.

같은 글은 소울라이크도 Demon’s Souls 라는 게임에서 출발했다며, 로그라이크가 Rogue 에서 출발한 것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게임 하나의 이름에 “-like” 나 “-vania” 를 붙여 장르를 부르는 습관이 플랫폼의 공식 해설에까지 들어간 것입니다. 메트로배니아는 Metroid 와 Castlevania 를 합친 말인데, 기원은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 말을 퍼뜨린 사람으로 꼽히는 Jeremy Parish 는 1UP.com 동료에게서 배웠다고 하고, Symphony of the Night 를 만든 이가라시 코지는 자기가 만든 말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2019년 Kotaku 는 “Stop calling games metroidvania” 라는 글에서, 대부분의 장르 이름은 무엇을 하는 게임인지 설명하는데 이 말은 두 시리즈를 알아야만 뜻이 통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Vampire Survivors 의 후손들입니다. 이 게임이 2022년 크게 히트한 뒤 비슷한 게임이 쏟아졌는데, 이름은 survivors-like, horde survivor, reverse bullet hell, bullet heaven 으로 갈렸습니다. 2025년 말 이름을 정하자는 투표가 열려 8,023건의 응답이 모였고, Bullet Heaven 이 1위에 올랐습니다. 2026년 5월 18일 Steam 은 태그 개편에서 Bullet Heaven 을 공식 태그로 추가하면서 “Bullet Hell 의 반대” 라는 설명을 달았습니다. 같은 개편에서 Roguevania 태그는 사라졌습니다. 이번에는 게임 이름 대신 하는 일을 설명하는 이름이 이겼습니다. 다만 커뮤니티에서는 벌써 “Balatro-like” 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로그라이크라는 말은 반대로 버텼습니다. 넓어진 만큼 원래 뜻을 지키려는 쪽은 따로 이름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Slash 는 2017년 Roguelike Celebration 강연을 바탕으로 “전통 로그라이크(Traditional Roguelike)” 정의를 정리했고, 지금 판에서 그 핵심 항목 가운데 하나는 “Clean runs”, 런과 런 사이에 남는 것은 플레이어의 지식뿐이어야 한다는 조건입니다. Steam 에도 Traditional Roguelike 태그가 따로 있습니다. 1993년 Usenet 에서 Rogue 같은 게임을 부르려고 만든 말이 너무 넓어져서, 이제는 Rogue 같은 게임을 부르려면 앞에 “전통” 을 붙여야 합니다.

베를린 해석을 만든 방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참석자였던 Ido Yehieli 가 2022년 RogueBasin 에 남긴 메모에 따르면 그 건물은 부동산 개발사에 팔려 헐렸고, 그 자리에 고급 호텔이 들어섰습니다.

자료에 대해#

베를린 해석의 원문은 RogueBasin 에 옮겨 실린 글을 읽었습니다. RogueBasin 은 게시일을 2008년 9월 16일로 적지만 회의는 9월 20일에 열렸으므로, Usenet 원 스레드의 9월 27일을 따랐습니다. 참석자 수도 기록마다 여덟 명과 아홉 명으로 다릅니다. John Harris 의 점수표와 Spelunky 제작자의 설명, Rogue Legacy 형제의 목표는 원 칼럼과 책을 열지 못해 위키백과를 거쳐 옮겼습니다. Spelunky 무료판의 공개일은 공식 사이트가 2009년으로 적어 2008년 12월 21일과 엇갈리고, 데드 셀의 정식 출시일도 8월 6일과 7일이 함께 쓰입니다. 로그라이트, roguelike-like, 소울라이크, bullet heaven 을 처음 쓴 사람은 어느 것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FTL 과 Into the Breach 는 공식 누적 판매량을 찾지 못했습니다. 게임 이름은 공식 한국어 제목이 있는 데드 셀만 한국어로 쓰고 나머지는 원제를 썼습니다. Steam 소개문과 태그는 2026년 10월 30일 기준입니다.

로그라이크 연대기#

편다루는 것
Part 1: 1980년의 던전Rogue, Hack 과 NetHack, Moria 와 Angband, ADOM, Dungeon Crawl, Diablo, 불가사의 던전, 이름의 유래
Part 2: 베를린 해석과 인디의 귀환베를린 해석, 로그라이트 논쟁, Spelunky, The Binding of Isaac, FTL, Rogue Legacy, 데드 셀, ‘-like’ 작명법
Part 3: 히트작과 갈래들Hades, Vampire Survivors, 파생 장르의 계보, 대형 스튜디오가 빌려 간 로그라이크
Part 4: 한 판만 더로그라이크가 끌리는 이유, 1인 개발과 AI, 쏟아지는 출시작

References#

베를린 해석과 그 뒤#

인디 부흥작#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