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Claude Opus 5.5 를 이용해 초안이 작성되었으며, 이후 퇴고를 거쳤습니다.


전통 방식의 돌 맷돌 하나가 한 시간에 갈아 내는 말차(抹茶)는 40 g 안팎입니다. 교토의 오래된 차 가게 잇포도(一保堂茶舗)가 2024년 12월 10일 해외 고객에게 올린 글에서 밝힌 숫자입니다. 그해 수요가 “예상치 못하게, 전례 없이” 치솟았고, 잇포도는 한 번에 살 수 있는 말차 수량을 제한하고 일부 품목의 생산을 멈췄다고 썼습니다. 이듬해 3월에는 우지의 마루큐 고야마엔(丸久小山園)도 직영점의 말차 판매 수량을 제한한다고 공지했습니다.

말차를 사려는 사람이 이렇게 몰린 사이 일본의 차 산지도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이번 편은 한국과 일본의 산지와 이름난 가게를 둘러보고, 말차 붐이 숫자로 어떤 모습인지 봅니다.

지도로 본 산지#

지도를 불러오지 못했습니다. 아래 목록의 링크로 각 장소를 열 수 있습니다.

일본 한국
  1. 1시즈오카 본야마(本山)일본· 안베강 상류 산간, 시즈오카에서 가장 오래된 산지
  2. 2시즈오카 가와네(川根)일본· 오이강 중상류, 바늘처럼 가는 잎
  3. 3시즈오카 기쿠카와(菊川)일본· 후카무시 센차(深蒸し煎茶)가 시작된 곳
  4. 4교토 우지(宇治)일본· 교쿠로(玉露)·덴차(碾茶) 전국 2위
  5. 5아이치 니시오(西尾)일본· 덴차와 말차의 고장
  6. 6사이타마 사야마(狭山)일본· 차 재배의 거의 북쪽 끝
  7. 7후쿠오카 야메(八女)일본· 덴토 혼교쿠로
  8. 8사가 우레시노(嬉野)일본· 다마료쿠차, 가마이리차
  9. 9가고시마 지란(知覧)일본· 시·정·촌 단위 생산량 1위
  10. 10보성한국·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1호, 계단식 차밭
  11. 11하동 화개한국· 세계중요농업유산(2017)
  12. 12제주 서광한국· 오설록 차밭과 티뮤지엄
이 글에 나오는 한국과 일본의 차 산지. 핀은 시·군 단위의 대략적인 위치입니다

일본: 시즈오카와 우지, 그리고 가고시마#

시즈오카는 오랫동안 “차 생산량 일본 1위” 였지만, 2024년산과 2025년산에서 가고시마에 그 자리를 넘겼습니다. 농림수산성은 이를 “통계 시작 이래 처음” 이라고 적었습니다. 차밭 넓이는 여전히 시즈오카가 가장 넓습니다. 이 역전과 시즈오카 차의 내력은 후지산 기슭 여행 Part 2 에서 다뤘으니, 여기서는 시즈오카 안의 산지별 차이를 봅니다.

시즈오카의 브랜드 차로는 본야마차, 가와네차, 가케가와차가 꼽힙니다. 본야마차는 시즈오카시를 흐르는 안베강과 와라시나강 상류의 산간에서 나며, 셋 가운데 역사가 가장 오래되었습니다. 시즈오카시립도서관 소식지는 안개가 산을 감싸 찻잎에 닿는 햇빛을 누그러뜨린다고 설명하고, 맛은 상쾌한 향과 맑은 황금빛, 부드러운 단맛으로 소개합니다. 가와네차는 오이강 중상류의 가와네 지역에서 나는데, 산에 둘러싸여 해가 짧고 밤낮의 기온 차가 큽니다. 잎이 바늘처럼 가늘고, 1599년 검지장에 이미 차가 적혀 있을 만큼 오래된 산지입니다.

평지 쪽 사정은 다릅니다. 햇볕이 강한 마키노하라 대지 일대는 찻잎이 두껍고 카테킨이 많아 떫은맛이 강했고, 그래서 중급 차로 취급받았습니다. 1952년 무렵 지금의 기쿠카와시 롯고무라(六郷村)의 농가들이 잎을 오래 찌면 떫은맛이 줄어든다는 것을 알아냈고, 이것이 후카무시 센차의 시작입니다. 이 제법은 1960년대 후반부터 시즈오카 밖으로 퍼져 1980년 무렵에는 전국의 산지에서 쓰이게 되었고, 「후카무시 기쿠카와차」는 2023년 지리적 표시로 등록되었습니다. 가케가와와 기쿠카와 일대에는 가을과 겨울에 차밭 둘레의 억새와 조릿대를 베어 차밭에 까는 「차구사바 농법」이 이어지고 있어, 2013년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인정받았습니다.

교토의 우지차는 이름과 달리 우지에서 난 찻잎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교토부 차업회의소의 정의는 교토·나라·시가·미에 네 부현에서 난 찻잎을 교토부 안의 업자가 교토부 안에서 마무리 가공한 것이고, 교토부산을 우선한다는 단서가 붙습니다. 교토는 교쿠로와 덴차 생산이 전국 2위이고, 교토부에서 덴차를 가장 많이 만드는 곳은 우지가 아니라 동쪽 산간의 와즈카초(和束町)입니다.

가고시마는 지금 일본에서 가장 많은 차를 만드는 현입니다. 2025년 차 생산량 30,000 t 가운데 덴차가 2,670 t 으로, 전국 덴차의 약 42% 가 가고시마에서 나왔습니다. 남쪽의 미나미큐슈시는 시·정·촌 단위로 전국 생산량의 약 17% 를 차지하는 일본 최대의 차 마을이고, 합병 전 세 마을이 따로 쓰던 이름을 2017년 4월부터 「지란차」 하나로 묶었습니다.

다른 산지들은 저마다 한 가지로 이름이 났습니다. 사이타마의 사야마는 차 재배의 거의 북쪽 끝이라 한 해에 두 번밖에 따지 못하고, 시간을 들여 불에 말리는 「사야마 히이레」로 고소하고 진한 맛을 냅니다. 차 만드는 노래에 “빛깔은 시즈오카, 향은 우지, 맛은 사야마가 으뜸” 이라는 구절이 있을 정도입니다. 후쿠오카의 야메는 볏짚 같은 천연 재료로 차밭을 덮어 키운 「야메 덴토 혼교쿠로」가 2015년 일본의 다섯 번째 지리적 표시로 등록되었습니다. 사가의 우레시노는 둥글게 말린 다마료쿠차(玉緑茶)와 솥에 덖는 가마이리차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가마이리차를 가장 많이 만드는 곳은 미야자키입니다. 아이치의 니시오는 2009년 말차만으로는 처음으로 지역 단체 상표를 받은 말차의 고장입니다.

한국: 보성과 하동과 제주#

한국의 차밭은 줄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4 특용작물 생산실적」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차 재배면적은 2,551 ha 로, 2007년의 3,800 ha 에서 3분의 1 넘게 줄었습니다. 그해 생산량은 마른 잎 기준 3,685 t 이었습니다. 시·도별로는 전남이 1,114 ha 로 가장 넓고, 경남 827 ha, 제주 535 ha 가 뒤를 잇습니다.

보성은 2018년 「보성 전통차 농업시스템」으로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1호에 지정되었습니다. 농식품부는 비탈의 등고선을 따라 간격과 수평을 맞춘 계단식 차밭과 그 경관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고, 지정 당시 보성은 전국 차 재배면적의 35% 를 차지했습니다. 보성 차밭 사진에서 늘 보는 층층이 휘어진 이랑이 바로 그 경관입니다.

하동 화개면의 차 농업은 2015년 국가중요농업유산에, 2017년 FAO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올랐습니다. 화개면은 면적의 91% 가 가파른 산지라 기계가 들어가기 어렵고, FAO 는 새순을 하나하나 손으로 따는 방식과 무쇠솥에 덖는 방식을 이 농업의 특징으로 꼽습니다. 하동은 828년 기록에 나오는 지리산 자락에 있어, 차를 처음 심은 곳이 이곳이라고 내세웁니다.

제주는 농가 수가 46호뿐인데 재배면적은 535 ha 입니다. 큰 차밭 몇 곳이 면적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뜻이고, 그 중심이 아모레퍼시픽의 오설록입니다. 오설록의 공식 연표에 따르면 1979년 제주의 돌밭을 개간해 돌송이차밭을 만들기 시작했고, 1984년 서광 차밭을, 1995년 한남 차밭을 조성했습니다. 2001년에는 서광 차밭 옆에 국내 최초의 차 박물관인 오설록 티뮤지엄을 열었습니다. 창업자 서성환 회장이 “나라마다 독특한 차가 하나씩은 있는데 우리나라는 없다” 며 시작한 사업이라고 회사는 소개합니다.

이름난 가게와 브랜드#

가게마다 창업 연도를 공식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 곳만 표에 올렸습니다.

이름곳시작알려진 것
잇포도 차호(一保堂茶舗)교토 데라마치니조1717년차와 도자기를 팔던 오미야가 시초, 1846년 지금의 옥호를 받음
기온 쓰지리(祇園辻利)교토 기온1860년 우지1978년 문을 연 찻집 「사료 쓰지리(茶寮都路里)」
마루시치 제다(丸七製茶)·나나야시즈오카 후지에다1907년2010년 내놓은 7단계 농도의 말차 젤라토
이토엔(伊藤園)도쿄1964년1984년 세계 처음으로 캔 녹차 음료를 만들고 1989년 「오이 오차」로 이름 붙임
오설록제주 서광1979년제주 차밭, 티뮤지엄, 한국 녹차 대중화

나나야는 “세계에서 가장 진한 말차 젤라토” 를 내세우는데, 이는 회사가 스스로 붙인 문구입니다. 1단계부터 7단계까지 말차 농도를 고를 수 있고, 가장 진한 것이 No.7 입니다. 후지에다의 국도 1호선 가에 가게가 있습니다. 우지의 마루큐 고야마엔과 나카무라 도키치 본점(中村藤吉本店)도 말차로 이름난 곳이지만, 공식 사이트가 열리지 않아 창업 연도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시즈오카에서는 말차 붐에 맞춰 덴차를 새로 만드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농림수산성 사례집에 실린 가케가와의 마루야마 제다는 2024년 덴차 공장을 새로 지으면서 국내 처음으로 가스식 벽돌 덴차로를 들였습니다. “우지 말차는 벽돌 화로로 만든 고급품이고 시즈오카 말차는 간이 화로로 만든 보통 말차” 라는 인식을 뒤집고 싶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입니다.

하동에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28호 김동곤 명인의 쌍계제다가 있고, 보성의 대한다원은 계단식 차밭 관광지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대한다원은 1957년에 문을 열었다는 보도가 많지만 공식 자료로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숫자로 본 말차 붐#

말차 붐은 수출 통계에 가장 뚜렷하게 찍혀 있습니다. 농림수산성이 재무성 무역통계로 정리한 일본 녹차 수출은 다음과 같습니다.

해수출량수출액
20237,579 t292억 엔
20248,798 t364억 엔
202512,612 t721억 엔
2026년 1~8월7,983 t674억 엔

2025년 수출액은 한 해 만에 두 배가 되었고, 2026년은 8월까지 벌써 2025년 한 해에 가까워졌습니다. 2025년 수출액의 84% 가 말차를 포함한 가루 형태의 녹차였고, 나라별로는 미국이 293억 엔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일본 정부는 2030년 수출 목표를 810억 엔으로 새로 잡았습니다.

말차의 원료인 덴차 생산은 2025년 6,278 t 으로 2014년의 약 3.2배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값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2025년 덴차 평균 가격은 1 kg 에 8,562엔으로 센차(煎茶)의 약 4.9배였고, 2026년 5월 13일 교토에서 열린 그해 첫 덴차 입찰의 평균 낙찰가는 1 kg 에 14,127엔 으로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전년 첫 입찰 평균은 8,235엔이었습니다. 가고시마에서도 2026년 첫물 덴차의 평균 가격이 전년의 2.3배였습니다.

차 마시는 사람에게 더 와닿는 것은 그 여파입니다. 가고시마현은 덴차가 늘어난 만큼 센차 공급이 줄어 수급 균형이 무너졌다고 진단하고, 2026년산 첫물 차는 가고시마에서 전년의 약 두 배, 시즈오카에서 약 70% 높은 값에 거래되었습니다. 2025년 시즈오카의 가을·겨울 반차(番茶) 값은 최근 5년 평균의 약 7배였고, 교토신문은 호지차(ほうじ茶) 원료 값이 2년 사이 4배가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말차를 사지 않는 사람도 녹차 값 오르는 것은 피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정부와 업계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농림수산성은 덴차용 차광 재배로 바꾸는 데 드는 자재비를 10a 당 10만 엔까지 지원하고, 2026년 7월 10일에는 일본에서 재배·가공한 녹차 전체를 「일본차(日本茶)」라는 하나의 지리적 표시로 등록했습니다. 농림수산성은 그 배경으로 중국산 「우지 말차」가 유통되는 등 지식재산 침해가 늘고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농림중금종합연구소는 2025년 중국의 말차 생산량이 5,000 t 을 넘을 것이라는 보도를 들어, 이미 일본을 앞질렀을 수 있다고 봅니다.

“Ceremonial grade” 를 읽는 법#

해외 쇼핑몰에서 말차를 사면 “ceremonial grade” 와 “culinary grade” 라는 구분을 흔히 봅니다. 의식용과 요리용쯤으로 읽히는 말이지만 일본에는 이런 등급이 없습니다. 일본차업중앙회의 「녹차 표시기준」에 나오는 이름은 말차, 분말차, 그리고 과자 원료로 쓰는 “식품 가공용 덴차” 뿐입니다. 해외에서 만든 마케팅 용어인데, 농림중금종합연구소가 2026년 4월 도쿄의 잡화점을 둘러보니 일본에서 파는 말차 캔에도 “セレモニアル” 라는 표기가 붙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 말보다는 다른 것을 보는 편이 낫습니다. 일본 제품이라면 이름이 「抹茶」인지 「粉末茶」인지가 먼저입니다. 기준의 정의로 분말차는 차를 분쇄기 등으로 간 것일 뿐이라, 차광한 잎을 덴차로 만들어 맷돌로 가는 말차와는 다른 물건입니다. 산지와 맷돌로 갈았는지, 만든 날짜가 적혀 있다면 함께 봅니다. 말차는 색과 향이 빨리 날아가므로, 비싼 말차를 큰 통으로 사 두기보다 작은 통으로 자주 사는 편이 낫습니다.

말차가 귀해지면서 센차와 호지차 값까지 오른 것은 커피 대신 차를 마셔 보려는 사람에게 반가운 소식은 아닙니다. 시즈오카에서 사 온 차가 떨어질 즈음이면 값이 어디까지 와 있을지 궁금합니다.

자료에 대해#

일본의 생산·수출·가격은 농림수산성 「茶をめぐる情勢」(2026년 10월)와 교토부·가고시마현 자료, 2026년 입찰가는 식품신문과 미나미니혼신문 보도를 따랐습니다. 우지차 정의는 교토부 차업회의소 정의를 옮겼고, 지역 단체 상표의 문구는 조금 다릅니다. 시즈오카·아이치·미에의 2025년 덴차 생산량은 원자료가 열리지 않아 쓰지 않았습니다. 한국 통계는 농식품부 「2024 특용작물 생산실적」이 가장 최근 판이고, 보성·하동의 군 단위 최근 수치는 찾지 못했습니다. 마루큐 고야마엔은 공지 제목만 확인했고, 나나야의 후지에다 밖 점포와 대한다원의 창업 연도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가게 정보와 가격은 2026년 11월 기준입니다.

편주제
Part 1커피 대신 한 잔
Part 2 (이 글)산지와 브랜드
Part 3우리는 법과 다도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