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호 전략 가이드 Part 3: 낼 수 있어도 안 낸다
이 글은 Claude Opus 5.5 를 이용해 초안이 작성되었으며, 이후 퇴고를 거쳤습니다.
2016년 UEC 컴퓨터 대빈민 대회에서 우승한 프로그램 Glicine 을 자기들끼리 100만 게임 두게 한 실험이 있습니다. 만든 사람인 大渡勝己(오토 카츠키)와 田中哲朗(타나카 테츠로)가 2017년 보고서에 결과를 적었습니다. 장에 카드가 있고 낼 수 있는 수가 하나라도 있던 국면이 28,256,768번 나왔고, 프로그램은 그중 약 31%인 8,773,111번에서 패스를 골랐습니다.
세 번에 한 번꼴입니다. 낼 수 있으면 내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가장 강한 프로그램은 그렇게 두지 않았습니다.
연맹 룰에서 패스의 무게#
이 숫자를 연맹 룰로 옮기기 전에 패스의 값부터 맞춰야 합니다. 1편에서 본 대로 연맹 룰북 제16조는 한 번 패스한 사람이 그 장이 흐를 때까지 다시 낼 수 없다고 정합니다. 패스는 “이번 차례는 넘긴다” 가 아니라 “이 장은 포기한다” 입니다. 장이 비어 있을 때 리드하는 사람은 패스할 수 없고, 남은 수가 전부 반칙 올라가기여도 내야 합니다.
UEC 대회 룰도 패스가 장이 흐를 때까지 이어집니다. 대신 5명이 조커 1장으로 두고, 빈 장에서도 패스할 수 있어서 연맹 룰과 같지는 않습니다. 31%라는 숫자는 방향으로만 읽는 것이 맞습니다.
연맹 룰에서 같은 것을 재 보았습니다. 저는 직접 만든 CPU 봇들과 대부호를 두는데, 이 블로그의 CPU 플레이어 만들기 시리즈에서 만든 hard 봇 넷을 연맹 룰 4인 게임에 앉혀 2만 4천 게임을 돌렸습니다. 장에 카드가 있고 낼 수 있는 수가 있던 결정 53만 9,682번 가운데 23.2%에서 봇은 패스했습니다.
| 남은 손패 | 13장 | 11장 | 9장 | 7장 | 5장 | 4장 | 3장 | 2장 | 1장 |
|---|---|---|---|---|---|---|---|---|---|
| 낼 수 있는데 패스 | 25.4% | 35.5% | 25.3% | 21.1% | 15.3% | 9.5% | 2.8% | 1.4% | 0% |
손패가 11~12장일 때 패스가 가장 잦고, 끝으로 갈수록 거의 패스하지 않습니다. 손패가 많을 때는 강한 카드를 아끼고 묶음을 지킬 이유가 많고, 손패가 적을 때는 한 수 한 수가 끝내기로 가는 길이라 내는 쪽이 대개 낫습니다.
“패스하지 않는다” 는 조언#
일본의 공략 글 중에는 정반대로 들리는 조언도 있습니다. 2편에서 인용한 블로그 グンジョーマン(군조만)은 이기는 요소로 「出さないターンを作らない(パスしない)」, 내지 않는 차례를 만들지 말라고 적습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설명을 읽어 보면 뜻이 다릅니다. 약한 카드가 많을수록 낼 수 없어서 패스하게 되니, 약한 카드부터 털어 그런 차례가 생기지 않게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억지로 하게 되는 패스와 골라서 하는 패스는 다릅니다. 앞의 것은 손패가 약해서 생기고, 뒤의 것은 손패를 지키려고 합니다. 줄여야 하는 것은 앞의 것입니다.
묶음을 지키는 패스#
골라서 하는 패스가 가장 자주 나오는 자리는 묶음을 깨야만 받을 수 있을 때입니다. 2014년 Yahoo!知恵袋(야후! 치에부쿠로)에 올라온 질문 “8 자르기는 언제 쓰는가” 에 베스트 앤서가 든 예가 좋습니다. 종반 손패가 4, 8, A, A, A 이고 장이 1~2장 단위로 돌고 있을 때, A 두 장으로 받아 버리면 남은 A 한 장은 2 이상이 나오면 더 할 일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답변자는 「8が出せるまであえてパスをして待ちます」, 8을 낼 수 있을 때까지 일부러 패스하고 기다린다고 적습니다. 8 자르기, A 세 장, 4 순서로 끝내는 계획입니다.
이 판단이 맞는지 두 명만 남은 끝판으로 끝까지 계산해 보았습니다. 상대의 손패를 정확히 안다고 놓고, 연맹 룰(8 자르기, 무늬 묶기, 반칙 올라가기 포함)로 가능한 모든 수를 따라가는 계산입니다.
A 페어로 받으면 상대는 받을 페어가 없어 패스하고 리드가 내게 옵니다. 남은 손패는 4, 8, A 세 장, 세 수입니다. 여기서 A 를 리드하면 상대가 2로 받고, 4를 리드하면 상대가 ♠7 로 받습니다. ♠4 다음에 ♠7 이 나왔으니 스페이드 묶기가 걸리고, 내 ♦8 도 ♥A 도 스페이드가 아니라 낼 수 없습니다. 8 자르기로 장을 흘린 뒤에 리드해도 같은 두 갈래가 기다립니다. 계산으로는 이 손패에서 A 페어로 받는 길은 상대가 어떻게 두든 모두 집니다.
패스하면 상대가 리드합니다. 7을 내면 내가 8로 자르고 A 세 장을 냅니다. 상대에게는 트리플이 없으니 A 세 장은 받히지 않고, 마지막으로 4를 내 끝납니다. 10을 내면 A 한 장으로 받고, 8 자르기, A 페어, 4 순서로 끝납니다. 2를 내면 그 장은 패스하고, 상대의 다음 리드에서 같은 흐름이 됩니다. 상대가 어떤 순서로 두어도 이깁니다.
flowchart TD
F["장: 상대의 J 페어"]
F --> P1["A 페어로 받는다"]
F --> P2["패스한다"]
P1 --> L1["남은 4·8·A 는 세 수<br/>A 는 2에 잡히고<br/>4 는 ♠7 과 묶기에 막힌다"]
L1 --> X["모든 변화에서 진다"]
P2 --> L2["상대가 리드<br/>7 이면 8 자르기 → A 세 장 → 4<br/>10 이면 A → 8 자르기 → A 페어 → 4"]
L2 --> W["모든 변화에서 이긴다"]
style X fill:#FF9999,color:#000000
style W fill:#90EE90,color:#000000
1편의 셈으로 다시 보면 이렇습니다. 받기 전의 손패는 4, 8, A 트리플의 3수이고, 그중 8과 A 트리플이 리드를 되찾는 수입니다. 상대에게 트리플이 없으니 A 세 장은 아무도 받지 못합니다. A 페어로 받고 나면 남은 손패는 4, 8, A 싱글로 여전히 3수이고, 리드를 되찾는 수는 8 하나로 줄어듭니다. A 싱글은 2에 잡히기 때문입니다. 카드 두 장을 털었는데 수는 줄지 않고, 리드를 되찾는 수만 하나 잃은 셈입니다.
남의 싸움에서 빠지는 패스#
다른 사람끼리 강한 카드를 주고받는 장에서는 빠지는 편이 대개 낫습니다. 내가 끼어들어 2를 쓰지 않아도 누군가 그 장을 흘릴 것이고, 그사이 상대들은 강한 카드를 씁니다. 연맹 룰에서는 한 번 빠지면 그 장에 다시 들어갈 수 없으니, 빠질 장인지는 처음 받을 차례에 정해야 합니다.
예외는 그 장이 누군가의 끝내기와 이어질 때입니다. 같은 공략 블로그는 상대가 “이걸로 장을 끊을 수 있다” 고 믿는 카드를 받아치라고 적습니다. 종반에는 다들 끝내기까지의 순서를 거꾸로 계산해 두고 있어서, 그 계산이 어긋나면 치명상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2016년 コムギココメコ(코무기코코메코) 블로그는 남은 손패가 4장 이하인 사람이 장을 흘린 뒤 K 이상의 강한 카드를 내면 「勝負を決めにきた可能性が極めて高い」, 끝내러 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적었습니다. 그 사람 앞에서는 패스가 곧 그 사람의 리드입니다.
게임이론이 말해 주는 것#
두 명만 남고 서로의 손패를 다 알면 대부호는 완전정보 게임이 되고, 위의 끝판처럼 끝까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2021년 木谷裕紀(키야 히로노리)·大渡勝己·小野廣隆(오노 히로타카)의 논문은 한 장씩만 내고 특수 룰이 없는 단순판(単貧民, 탄힌민)에서, 두 명 중 누가 필승인지를 입력 크기에 비례하는 시간에 판정하는 방법을 보였습니다. 大渡와 田中의 2017년 보고서는 두 명 완전정보 대빈민에서는 빈 장의 패스만이 이기는 수가 되는 국면이 없다는 것도 보였습니다. 연맹 룰은 빈 장 패스를 아예 금지하니, 이 점에서는 룰이 이론과 같은 결론을 미리 정해 둔 셈입니다.
세 명 이상이 되고 손패가 가려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木谷와 小野는 대빈민을 두고 「不完全情報多人数ゲームであるため,一般には最適戦略が存在しない,あるいは求めることが困難である」 라고 적습니다. 다인수 불완전정보 게임이라 일반적으로 최적 전략이 없거나 구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UEC 대회의 강한 프로그램들은 정답표를 찾는 대신, 상대 손패를 그럴듯하게 채워 넣은 가상 게임을 수없이 돌려 보는 몬테카를로 방법을 씁니다.
그러니 패스에도 공식은 없습니다. 묶음을 깨야만 받을 수 있는가, 지금 빠져도 장이 곧 흐르는가, 이 장이 누군가의 끝내기와 이어지는가를 그때그때 따져 볼 뿐입니다. 세 번에 한 번꼴이라는 숫자는 그렇게 따져 보면 생각보다 자주 패스하게 된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자료에 대해#
31%는 UEC 표준 룰(5인, 조커 1장, 빈 장 패스 허용)에서 한 프로그램이 자기 자신과 둔 결과이고, 23.2%는 연맹 룰에서 CPU 봇끼리 둔 결과입니다. 둘 다 사람의 대국이 아닙니다. 봇 대전은 블라인드를 세트마다가 아니라 게임마다 새로 뽑는 등 연맹 룰과 세부가 조금 다릅니다. 두 명 끝판은 상대의 손패를 정확히 안다고 놓은 계산입니다. 실제로는 블라인드 2장 때문에 마지막까지 다 알 수는 없습니다.
시리즈 목록#
- 대부호 전략 가이드 Part 1: 손패를 수로 세기
- 대부호 전략 가이드 Part 2: 리드와 받기
- 대부호 전략 가이드 Part 3: 낼 수 있어도 안 낸다 (이 글)
- 대부호 전략 가이드 Part 4: 특수 카드와 혁명
- 대부호 전략 가이드 Part 5: 끝내기와 계급
References#
규칙 (2026-11-05 확인)#
- 日本大富豪連盟, 公式ルールブック (최종 개정 2026-11-04): 제16·54·60조
연구#
- 大渡勝己·田中哲朗, 大貧民の空場におけるパスの有効性の検証, 情報処理学会研究報告 (2017)
- 木谷裕紀·小野廣隆, 2人単貧民の必勝判定とその拡張, 数理解析研究所講究録 2088
- Hironori Kiya, Katsuki Ohto, Hirotaka Ono, Computing the Winner of 2-Player TANHINMIN, IEICE Transactions on Fundamentals E104.A(9), 2021
커뮤니티#
- Yahoo!知恵袋, トランプの大富豪で8切りはどういうときに使いますか? (2014-03-31 베스트 앤서)
- グンジョーマン, 【必勝法】大富豪の勝ち方とコツをわかりやすく解説する (2019-05-17, 갱신 2020-04-30)
- コムギココメコ, 大富豪の戦略:大貧民を回避するために (2016-08-17)
이 블로그의 관련 글#
- 대부호 CPU 플레이어 만들기 Part 5: easy 와 hard 는 어디서 갈라지는가: 봇이 받을 수 있어도 패스하는 이유
- 대부호 CPU 플레이어 만들기 Part 7: 처음 보는 판에서 재다: 이 글의 시뮬레이션에 쓴 hard 봇의 시험